[횡설수설/윤완준]유시민이 29년 만에 또 꺼내든 ‘필연적 실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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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며 친노 진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2013년 정계에서 은퇴했지만, 8년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서는 유튜브 진행자로 변신해 정치적 발언을 재개했다. 그는 ‘강성 팬덤’을 등에 업고 유튜브 등을 통해 현 여당의 주요 현안에 대해 ‘장외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단순한 이분법과 특유의 독설로 갈등과 분란의 중심에 서 있을 때가 많았다. 지난달엔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유 작가가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재단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비판한 후 재단 상임고문에서도 물러났다.

▷유 작가가 15일 한 유튜브에서 한 발언이 민주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겨냥해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마키아벨리즘’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자 5선의 박지원 의원이 유 작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유 작가가 1997년 대선 때도 ‘DJ 필패론’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는 DJ 정부 5년 내내 패악질과 훼방으로 흔들고 괴롭혔다. 하야론에 이어 정신이상설까지 제기했다”고 했다. 친문계인 고민정 의원도 모든 걸 선악으로 구분하는 게 오히려 더 필패의 길이라고 직격했다.

▷유 작가는 3월 ‘ABC론’으로 이 대통령 지지층을 좋은 지지층과 나쁜 지지층으로 갈라친 바 있다. 여기에 코어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김어준 씨의 주장까지 얽히면서 여권 내 ‘친명’과 ‘친청’ 간의 갈등이 크게 격화됐다. 유 작가는 지난달엔 이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뜻과 달리 당을 재건축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그 분열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에 다시 유튜브에 등장한 그는 “국민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며 ‘선동’에 가까운 말까지 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설립을 위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유 작가의 발언 하루 뒤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성폭력 피해자 등 일부 범죄에 한해서만이라도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자 일부 강성 당원은 이들에게 다음 총선 낙천 운동 등을 위협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누구나 자기 주장을 펼 수는 있지만 건강한 토론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나 다름없다. 유 작가는 유튜브에서 자신은 비평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계파 갈등을 부채질하거나 강성 지지층의 과격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비평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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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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