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조 투자 '최정예 경제사절단'…李 "기업인이 한미 협력 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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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조 투자 '최정예 경제사절단'…李 "기업인이 한미 협력 중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은 확실한 대미 투자·협력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최고위·최정예’ 기업인으로 꾸려진 게 특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 압박에 대응하고 미국 경제계도 만족할 수 있는 협력 카드를 내놓기 위해서다.

미국 측에서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거물이 대거 참석해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렇게 나온 게 한국 기업의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 산업계에선 대규모 투자 계획이 양국 기술·경제 동맹 강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기업인들이 25일(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 윌러드호텔에 들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한국 기업인들이 25일(현지시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 윌러드호텔에 들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美 기술, 韓 제조 경쟁력 시너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가 대표 기업인 16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개최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기업 총수 14명과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전문경영인도 미국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미국 기업인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의 거물이 나왔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는 젠슨 황 CEO가 등장한 게 대표적이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회장을 포함해 보잉, 록히드마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주력 산업을 떠받치는 기업의 최고위급 경영자도 자리했다. 양국 기업인은 상호관세 여파로 글로벌 산업 지형도가 급격히 바뀌는 상황에서 기술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다.

◇삼성, 美 반도체 강화 프로젝트 시동

하이라이트는 한국 기업이 내놓은 미국 투자 계획이다. 한국 기업은 15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며 ‘한·미 경제·기술 동맹’을 굳건히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황 CEO와 반도체·AI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AI용 반도체 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한 협력 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 회장은 2030년까지 370억달러를 투자하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건설에 더해 추가 설비 투자, 현지 반도체 생태계 구축 등의 방안과 삼성중공업의 대미 조선 투자 계획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배터리와 반도체 관련 추가 협력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공개한 21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등 미래 산업과 에너지 관련 투자도 검토 중이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 가전 등 주력 사업과 관련한 미국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양대 축인 한화의 김동관 부회장과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현지 기업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는 이날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를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PEF) 서버러스 및 산업은행과 마스가 관련 첫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자은 회장은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등을 포함한 3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고, 최윤범 회장은 희토류의 일종인 안티모니를 록히드마틴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제조업 분야가 중심이 된 양국의 협력과 첨단 기술, 핵심 광물 관련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황정수/신정은/성상훈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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