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단위 저출생·고령화예산
20년새 10배 가량 늘었지만
출산율 1.13명→0.8명 ‘뚝’
보사硏 “중복수당 통합관리
국회에 인구특위 신설해야”
지난 20년 동안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약 700조원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임신 등 직접적인 정책뿐만 아니라 육아휴직과 신혼부부·다자녀 주거 지원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관련 예산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부처별 유사·중복 정책에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면서 현금성 지원을 ‘패키지’ 형태로 통합하자는 제언을 내놨다.
6일 강지원·임준경 보사연 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인구정책 대응 재정전략: 저출산 대응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4차례 수립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투입된 재정은 총 69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예산은 2006~2010년 제1차 기본계획 당시 총 40조3000억원에서 2021~2025년 제4차 기본계획에서는 383조800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저출생 대책 예산이 19조1000억원에서 195조8000억원으로 1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5~49세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2025년 0.8명으로 감소했다.
기본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된다. 청년 결혼 지원부터 임신·난임 통합건강 지원과 돌봄·교육, 일·가정 양립, 맞춤형 주거금융 등 직간접 정책을 아우른다. 다만 공적연금과 노인의료비 등은 제외한 규모다.
이처럼 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교육부 등 관계부처 간 중복되는 사업이 늘어 재정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예산이 150억원 이상인 저출생 정책은 35개에 달했다. 복지부·노동부·교육부·성평등가족부·국토교통부 등 부처별로 각각 흩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예산이 중복 계산되거나 인구정책 목적이 아닌 사업이 포함됐다는 지적도 있다”며 “인구정책 대응 재정에 꼬리표를 붙이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사연은 대안으로 각 부처에서 분절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예산을 ‘영유아 교육·보육 특별회계’ ‘방과후교육·돌봄 특별회계’ 등으로 통합해 별도 자금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아동수당 등 산재돼 있는 현금성 지원을 패키지로 만들어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첫만남바우처와 기저귀·조제분유를 ‘영아바우처’로 단일화하고 아이돌봄 서비스와 가정양육수당은 ‘유아바우처’로 합치는 식이다. 또 고용보험 내 출산급여와 일반회계의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 복지부의 부모급여를 통합해 ‘전국민 부모급여’로 전환할 수 있다.
보사연은 “개별 사업을 통합하기보다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절감된 재정이 다시 신규 정책 발굴에 투자되거나 기존 사업 급여를 확대하는 데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매년 유사성·중복성이 제기돼온 사업군에 대해 부처 간 갈등을 해결하고 조정해줄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5개 분과의 전문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내놨다. 또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이전 단계에 인구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할 것을 건의했다.
부처별 예산 조율을 위해서는 국회에 ‘인구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예산이 부처별 상임위원회에서 따로 심사되기 때문에 유사·중복 정책에 비효율적으로 쓰인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보사연은 “인구 변동과 사회환경 변화에 인구정책이 유연하게 반응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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