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넷플릭스와 협력해 멤버십 가입자 수를 약 1.5배 늘렸다. 신규 가입자는 종전보다 네이버를 통한 쇼핑 지출이 30% 증가했다. 넷플릭스도 네이버 손을 잡은 이후 가입자의 연령, 성별, 지역이 다양해졌다. 특히 가족 단위, 35~49세, 남성 사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6개월간의 협업 성과와 의미를 돌아보는 '네이버 넷플릭스 밋업' 세션을 진행했다.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양사 이름을 따 '네넷'이라 불리는 협업은 이처럼 양측에 긍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손을 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했다. 네이버플러스의 연간 이용권은 월 3900원으로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 월 5500원보다 1600원 저렴하다. 저렴한 이용료로 넷플릭스 접근성이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1.5배 늘고 상대적으로 멤버십의 핵심 고객층이 아니었던 3040세대 유입이 증가했다. 네이버 멤버십 신규 가입자 가운데 3040은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제휴 서비스를 선택한 신규 가입자는 가입 전보다 네이버 쇼핑 지출이 30% 이상 늘었다.
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는 "사용자 활성화 수준을 의미하는 리텐션 지표를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95% 이상의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멤버십 혜택 체감도를 올리기 위해 '네넷' 같은 마케팅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추가적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역시 가족 단위, 35~49세, 남성 사용자가 늘어나는 등 지역, 연령, 성별이 다변화됐다. 최윤정 넷플릭스 사업개발 디렉터는 "네이버와의 제휴로 사용자 접점이 다양해지면서 네이버를 통해 넷플릭스 구독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제휴 이후 넷플릭스는 당시 공개했던 작품 '트렁크'는 물론, 이미 공개한 지 시간이 흐른 '흑백요리사', '더 글로리', '경성크리처', '지옥', '오징어게임' 등의 시청이 증가했다. 최 디렉터는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방식으로 본다는 넷플릭스의 철학과 맞닿는 결과"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사용자층이 자연스럽게 확장하면서 현시점 공개 작품 외에도 명작이나 색다른 장르를 선호하는 다양한 시청경험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네넷'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네넷 마케팅으로는 지난해 10월 전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캠페인이 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딱지맨이나 핑크가드가 부산 지하철역 등에 깜짝 등장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네이버는 네이버 지도, 플레이스, 클립을 활용해 오징어게임 시즌2 콘텐츠와 디지털 플랫폼을 연결했다. 예컨대 게릴라식으로 등장하는 딱지맨과 핑크 가드를 찾기 위해 네이버 사용자들은 네이버 지도의 퀵마커 기능을 활용하고, 오픈톡으로 서로 등장인물들이 어디에 나타났는지 사용자들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쇼츠 플랫폼인 클립으로 현장 촬영본을 업로드해 현장감을 많은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네넷 캠페인을 통해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사용자들로부터 '네넷'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구본정 매니저 넷플릭스 마케팅 파트너십 매니저는 "네넷이란 단어가 사람들 일상에서 회자되는 걸 확인했다"며 "오징어게임 시즌2 캠페인처럼 앞으로 네이버와 재밌는 협업을 많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넷 협업이 성공적일 수 있던 배경에는 사용자 중심 철학이 있다. 나은빈 네이버 마케팅 책임리더는 "할인이나 적립을 넘어서 멤버십만의 차별화된 경험과 즐거움을 전하는 게 네이버 멤버십의 핵심 가치"라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로 진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 디렉터는 "어떻게 하면 넷플릭스 콘텐츠가 더 많은 분께 쉽고 편리하게 닿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네이버와 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