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가 1위 탈환에 성공했다. 15일 대전 안방경기에서 선두 LG를 10-5로 제압하면서 0.5경기 차로 순위테이블 맨 윗자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한화가 올 시즌 1위에 오른 건 지난달 13일(공동 1위) 이후 33일 만이다. 한화는 16일 현재 69경기에서 41승 27패 1무(승률 0.603)를 기록 중이다. 유일하게 6할 대 승률을 달리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33년이 걸린 셈이기도 하다. 한화가 정규시즌 6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선두 자리를 지킨 건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처음이기 때문. 당시 8개 구단 126경기 체제에서 빙그레는 69경기 43승 25패 1무로 선두를 지켰고 이후 2위 자리를 오가다 1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한화는 6월 들어 7승 4패 1무(승률 0.636)를 기록하며 시즌 승률보다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승리의 양상을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한화의 최고 무기인 선발마운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 한화는 올 시즌 41승 중 약 71%인 29승을 선발승으로 수확했는데 6월 들어서는 그 비율이 42.9%(7승 중 3승)로 떨어졌다. 류현진이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문동주도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3주간 휴식을 줬지만 아직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승(9승), 탈삼진(129개) 1위 ‘에이스’ 폰세도 최근 2경기 연속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한화의 6월 평균자책점도 3.92로 시즌 기록(3.44)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6월 들어 타율 0.341 기록 중인 캡틴 채은성. 한화 제공
선발진의 부침을 방망이의 힘으로 극복하는 모양새다. 팀 타율 0.255를 기록 중인 한화는 6월 들어 0.283으로 힘을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캡틴’ 채은성이 있다. 채은성은 6월에만 타율 0.341 7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4월 한 때 1할 대를 허덕이다 현재 타율 0.285까지 페이스를 되찾았다. 리그 타율 3위(0.322)인 3년차 문현빈도 6월 들어 팀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6번타자 이진영도 6월 팀에서 가장 많은 8타점을 뽑아내며 지난달부터 다소 페이스가 주춤한 4번타자 노시환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이 손등 부상으로 비게 된 2번타자 자리는 안치홍, 하주석 등 베테랑이 채우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적극적인 대타, 대주자 기용으로 팀 타선을 돕고 있다. 대타 타율도 전체 1위(0.318)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 시즌 18세이브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 제공
방망이에 힘이 붙으면서 올 시즌 한화는 역전승(21승)에서도 10개 구단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에 지고 있더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 팀원들 사이에 생기기 시작한 것. 여기에 마무리 투수 김서현도 여전히 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6월 들어 6경기에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김서현은 시즌 18세이브로 KT 박영현(20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다.선두 탈환에 성공한 한화는 17일부터 3위 롯데와 부산 방문 3연전을 치른다. 올 시즌 한화가 상대 전적에서 열세인 곳이 2팀 있는데 선두권인 롯데(3승 4패)와 LG(4승 5패 1무)다. 17일 경기에는 외국인 투수인 한화 와이스, 롯데 데이비슨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와이스는 올 시즌 롯데전에 2차례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