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지난해 11월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볼리비아전 도중 프리킥 기회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국국가대표팀 이강인이 4월 오스트리아와 원정 평가전 도중 슛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한국축구의 월드컵 득점사마다 빠지지 않았던 중거리포가 북중미에서도 다시 한번 불을 뿜을까.
한국의 월드컵 첫 골부터 중거리슛이었다. 득점이 없었던 첫 출전 1954스위스월드컵 이후 두 번째 본선 무대였던 1986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전(1-3 패)서 박창선이 페널티 에어리어 밖 아크 정면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 왼쪽 상단을 뚫어 한국의 월드컵 첫 골을 안겼다.
프리킥도 넓은 의미의 중거리 득점으로 볼 수 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스페인전(1-3 패)의 황보관을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 대회 멕시코전(1-3 패)의 하석주, 2002년 한국·일본 대회 튀르키예전(2-3 패)의 이을용, 2006년 독일 대회 토고전(2-1 승)의 이천수, 2010년 남아공월드컵 대회 나이지리아전(2-2 무)의 박주영까지 프리킥 득점의 계보가 이어졌다.
가장 최근 대회인 2022년 카타르 대회서도 중거리포는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16강 브라질전(1-4 패)에서 0-4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백승호(29·버밍엄시티)가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꽂아 넣으며 영패를 면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기록한 통산 39골 가운데 15골을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넣었다. 월드컵 무대마다 결정적인 순간 중거리포가 터졌고, 이는 한국축구가 꾸준히 뛰어난 킥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배출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축구국가대표팀에도 중거리슛을 기대할 만한 자원들이 많다. 주장 손흥민(34·LAFC)은 양발을 활용한 중거리슛이 무기다. 프리킥도 정상급이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프리킥 7골로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은 정교한 왼발 킥이 강점이다. 백승호도 4년 전 브라질전에서 보여준 한 방을 재현할 수 있다. 4일(한국시간)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터트린 이동경(29·울산 HD)도 먼 거리서 과감하게 슛을 때린다.
이번 대회 환경도 중거리슛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북중미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는 기존 볼보다 공중에서 더 빠르게 날아간다. 또한 한국은 조별리그 1, 2차전을 해발 1571m의 고지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고지는 공기 밀도가 낮아 볼이 받는 저항이 줄어들고 반발력과 회전이 커진다. 골키퍼 입장에서는 슛의 속도와 궤적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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