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0’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서울 SK는 1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54-51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1, 2, 3차전을 모두 내준 SK. 그러나 4, 5, 6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결국 7차전까지 끌고 갔다. 이제는 역사상 첫 리버스 스윕까지 단 1승만 남겨둔 SK다.
전희철 SK 감독은 승리 후 “너무 기쁘다. 경기 전 인터뷰 때 이야기하지 않은 게 있다. 지난 3차전 때 비가 왔는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고 무기력하게 졌다. 오늘도 비가 내리지 않았나. 불길한 기운을 계속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3차전 때와 루틴도 완전히 다르게 했다. 그런 걸 미리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았다(웃음)”며 “잘 털어내서 이길 수 있었다. 오늘 경기는 두 팀 모두 절실했다. 진흙탕 싸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SK는 이제 새 역사에 도전한다. 물론 쉽지 않다. 28년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전희철 감독은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는 ‘0’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50대50이다. 자신감을 찾는 포인트가 있었고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4차전 때부터 그동안 좋지 않았던 부분을 다 털어냈다. 그렇게 5, 6차전을 잡아냈다. 물론 7차전, 0%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에게 스스로 믿고 달려가 보자고 했다.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 나는 숟가락만 제대로 얹은 셈이다”라고 말했다.
SK는 7년 전 2017-18시즌 당시 DB에 2패 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타 스포츠에 비해 이변이 적은 농구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전희철 감독은 “농구는 흔히 이변이 없는 스포츠라고 하지 않나. 우리나라가 미국을 절대 이길 수 없듯 말이다. 그러나 1, 2, 3차전을 보면 우리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그 힘을 되찾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력이 올라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자신감을 주는 건 나의 몫이다. 원래 모습을 되찾으며 동기부여를 얻고 있다”고 자신했다.
자밀 워니의 4쿼터 클러치 3점슛, 그리고 쐐기 득점은 SK가 리버스 스윕 기회를 얻게 한 힘이었다. 그는 이날 15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전희철 감독은 “그때 패턴 자체가 워니의 3점슛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많았다. 근데 2점슛도 괜찮다고 했다”며 “사실 워니가 던질 줄 알았다. 그 순간을 즐기는 선수다. 흔히 클러치 상황에 강한 선수들이 있지 않나. 대표적으로 (김)선형이처럼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워니를 인정하고 있다. 마지막 2점까지 넣어주지 않았나. 본인 클래스를 증명했다”고 극찬했다.
[창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