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의 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가운데 쿠팡 그룹이 처음으로 고용 10만명을 넘기며 고용 규모 4위에 올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집단의 2024~2025년 고용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기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공정위 자료이며, 국내 계열사와 12월 말 임직원 수를 기준으로 했다.
조사 결과 102개 대기업집단의 국내 계열사는 총 3538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임직원 수는 2023년 191만2302명에서 2024년 192만472명으로 1년 새 817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4%에 불과했다.
대기업 고용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쿠팡은 예외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 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고용 규모는 10만8131명으로, 전년보다 8250명 늘었다. 쿠팡이 그룹 기준 고용 1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그룹별 고용 순위도 4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전체 고용 규모는 삼성이 28만383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가 20만1540명, LG가 14만4089명으로 뒤를 이었다. 쿠팡은 10만8131명을 기록했고 SK는 10만4602명으로 5위에 자리했다.
개별 기업 기준에서도 쿠팡 계열사의 고용 확대가 두드러졌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직원 수는 2023년 7만8159명에서 2024년 8만3676명으로 5517명 늘었다. 최근 1년 새 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개별 기업이었다. 같은 기간 쿠팡 본사도 직원 수가 1211명 증가했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1161명 늘었다.
반면 전통 대기업 그룹의 고용은 줄었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최근 1년 새 총 1만2375명의 고용이 감소했다. 삼성은 2017년 이후 7년 연속 이어오던 고용 증가세가 지난해 멈췄고, LG와 현대차도 전체 고용 규모가 소폭 줄었다.
대기업집단 전체로 보면 고용이 늘어난 곳은 47곳, 줄어든 곳은 44곳이었다. 연구소는 직원 수 1만명이 넘는 아워홈이 한화그룹 계열로 편입된 영향 등을 제외하면 대기업집단 고용은 사실상 감소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AI 확산으로 기업의 수익 증가와 고용 확대 간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며 "과거 제조업 성장기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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