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다시 나란히 감소했다. 산업 활동을 구성하는 3대 지표가 한꺼번에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후 석 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13.5(2020년 100 기준)로 한 달 전보다 0.8% 하락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 1.6% 줄었지만, 2월과 3월에는 각각 0.7%, 0.9% 늘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2.9%)와 자동차(-4.2%) 등 주력 산업 생산이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11월(-6.5%) 후 5개월 만에 뒷걸음질 쳤다. 미국 정부가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한 영향으로 해석됐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미국 관세가 자동차 생산 감소에 반영됐다”며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공장이 3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것도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내수 경기도 부진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3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가계 씀씀이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0.9% 줄었다. 3월(-1.0%)부터 두 달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컴퓨터를 비롯한 내구재(-1.4%), 의류를 비롯한 준내구재(-2.0%) 등 소비도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전달보다 0.4% 줄어 두 달째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의 투자가 4.5% 줄어든 영향이 컸다. 건설경기 침체도 이어졌다. 건설회사 시공액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건설 수주는 전월 동월 대비 17.5% 급감했다.
5월에 내수 경기가 소폭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현재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오른 98.9를 기록해 석 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101.8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김익환/정영효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