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시간주의 ‘팔리세이드’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운영하기 위해 추가로 약 1억 5600만 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는 50년 이상 가동됐지만 2022년에 안전 문제와 비용 증가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들을 유지하기 위해 약 60억 달러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발전소는 예정된 시기보다 2주 일찍 문을 닫았다. 당시 발전소를 운영했던 전력회사 ‘엔터지’는 원자로의 핵반응을 제어하는 부품(제어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발전소를 일찍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후 ‘홀텍 인터내셔널’이라는 새로운 회사가 이 발전소를 다시 운영하기로 하고, 미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돕기 위해 최대 약 15억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번에 지급된 약 1억 5,600만 달러는 그중 일부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홀텍사에 지급한 금액은 총 4억 9100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다시 원자력 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이유는 미국 내 전력 수요가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데이터 센터가 많이 생기면서 전기를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과 신규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를 ‘미국의 원자력 르네상스’라 부르며,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에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미국 원자력 발전소 운영 여부를 결정하는 정부 기관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지난 7월 홀텍이 팔리세이드 원전에 연료를 다시 넣어 가동을 준비하는 것을 허가했다. 홀텍은 올해 안에 팔리세이드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반대 측은 발전소 내부의 ‘증기발생기’라는 중요한 부품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증기발생기 안에는 많은 튜브가 있는데, 발전소가 문을 닫은 뒤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튜브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매우 중요한 장치이며, 한 번 고장이 나면 수리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