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지난주 워낙 아쉬움이 컸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해서 아쉬움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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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 (사진=KLPGA) |
‘장타퀸’ 방신실에게 우승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202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데뷔해 2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투어 최강자를 예약했다. 그러나 세 번째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기까지 너무도 긴 시간이 걸렸다. 지난주 열린 iM뱅크 오픈에서도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이번에도 준우승에 만족했다.
방신실이 20일 경남 김해시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9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마침내 통산 세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3년 5월 E1채리티 오픈과 10월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이후 무려 554일 만이다.
선두 박지영에게 2타 차 뒤진 공동 5위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방신실은 전반에만 2타를 줄여 추격의 시동을 걸었고, 후반에는 10번과 14번, 15번홀에 이어 17번과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데뷔한 방신실은 ‘장타 신드롬’을 몰고 왔다. 지금까지 국내 여자 골퍼가 보여준 장타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독보적인 장타 능력을 발휘했다. 데뷔하자마자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 262.4야드로 ‘장타퀸’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윤이나, 황유민과의 장타 대결을 압도하며 2년 연속 장타여왕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장타력에 비해 퍼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퍼트를 놓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데뷔 첫 해 2승을 거둔 방신실은 지난해 상금왕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우승 경쟁 때마다 퍼트 불안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작년에만 28개 대회 나서 우승 없이 준우승 3회에 만족했다.
이번 대회에선 그동안 보여왔던 퍼트 불안이 사라졌다. 최종일에만 9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고, 특히 후반 9개 홀에서 5타를 줄여 대역전극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방신실은 지난해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30.4563개로 전체 65위에 머물렀다. 올해는 앞선 3개 대회까지 29.4167개로 낮춰 3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선 54홀을 경기하면서 3퍼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그린 적중 시 홀당 퍼트 수 1.6개만 적어내 전체 평균 1.79개보다 훨씬 적게 쳤다.
경기 뒤 방신실은 “오늘은 퍼트감이 후반까지 좋아서 우승으로 연결된 원동력이 됐다”며 “지난주 워낙 아쉬움이 컸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해서 아쉬움을 모두 털어냈다”고 기뻐했다. 이어 “이렇게 시즌 상반기에 생각보다 빨리 우승하게 됐으나 남은 시즌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다승 시즌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승상금 1억 6200만 원을 추가한 방신실은 시즌 총상금 2억 8291만 2420원으로 늘려 이예원(2억 6446만 4532원)을 밀어내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마다솜은 1타 차 2위(12언더파 204타)에 올랐고, 이동은과 유현조, 박지영 등 3명이 공동 3위(이상 11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iM뱅크 오픈에서 프로 데뷔 95개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둔 김민주는 고지우, 최예림 등과 함께 공동 6위(10언더파 206타)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