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다른 회사 영업비밀 관심 없어”
AI 산업 주도권 두고 두 빅테크 충돌
과거 인공지능(AI) 동맹으로 협력하던 애플과 오픈AI가 법정 다툼에 휘말렸다. 애플이 오픈AI와 자사 출신 임직원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오픈AI가 자체 AI 하드웨어 사업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핵심 노하우와 설계 도면, 공급망 정보를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에는 오픈AI 법인뿐만 아니라 전 애플 부사장이자 오픈AI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인 탕 탄, 전 아이폰 엔지니어 창 리우 등 오픈AI로 이직한 임직원이 포함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0페이지 분량의 소장엔 애플이 주장하는 이들의 조직적인 정보 유출 방식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탄 전 부사장은 애플 직원들을 오픈AI에 채용하는 과정에서 “면접 시 배터리, 로직 보드 및 기타 부품 등 (애플의) 시제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회사는 또 오픈AI의 신생 하드웨어 부서로 이직한 리우가 애플 재직 당시 사용한 맥북을 그대로 갖고 갔으며 퇴사 이후에도 내부 서버에 접속해 하드웨어 설계, 제조 정보, 테스트 절차 등 기밀 정보를 다운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리우는 동료 직원에게 메시지로 “ㅋㅋㅋ 나 아직 네트워크 저장소 접속된다. 너무 웃기네(LOL, I found out I can access the network storage, so funny)”라고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애플의 소송과 관련 오픈AI의 대변인 드류 푸사테리는 “우리는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소송전은 결국 AI 산업 주도권을 둘러싸고 두 거대 빅테크 기업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드러낸다. 애플과 오픈AI는 2024년까지만 해도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에 챗GPT 모델을 통합하기로 하는 등 AI 시장에서의 협력 관계였다. 하지만 이후 애플은 자사 음성비서 시리의 AI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낙점했다. 오픈AI도 챗GPT를 탑재한 자체 AI 하드웨어 개발에 나서면서 이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 구도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성명에서 “오픈AI의 신생 하드웨어 사업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영업비밀에 의존해 근본적으로 썩어빠진, 매우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세워져 있다”고 성토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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