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개발도 '주 52시간 근로' 족쇄 푸나

3 weeks ago 13

정부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의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한다. 반도체와 일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R&D에만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의 적용 범위를 AI로 넓히겠다는 뜻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근로시간 규제 완화(화이트칼라 이그젬션)가 무산되자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활용해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특별연장근로의 0.6%에 그친 저조한 활용률을 높이지 않으면 규제 완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26일 현대차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 5차 회의를 열어 특별연장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재난·재해나 돌발적인 업무량 증가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인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는 제도다. R&D 목적으로는 2019년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소부장 품목에만 허용하다가 지난해 3월 반도체가 새로 추가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단기간 집중 개발이 반복되는 AI 업종의 특수성을 반영해 근로시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잇달았다. 김현용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장은 “미국과 중국의 선진 기술을 추격하려면 자율주행차 관련 AI 분야에 집중적인 R&D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반도체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는 일정 소득 이상의 연구개발직 등 전문직에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이 거론됐지만,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특별연장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것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AI를 특별연장근로 대상에 포함하면 바이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등 다른 첨단산업도 제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R&D업계에서는 업종을 확대하는 것보다 특별연장근로 제도 활용률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연장근로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인가까지 시간이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R&D 목적으로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은 사례는 45건으로 전체 특별 연장근로의 0.6%에 그쳤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