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이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8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박세웅(30)이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세웅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100구로 5이닝 12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하며 시즌 5패(8승)째를 떠안았다.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개인 4연패다.
직전 등판인 4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5.1이닝 6피안타 5볼넷 5실점)에 비해선 스트라이크존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 장면이 많았다.
단, 3회말 4실점의 빅이닝을 허용할 당시 안현민에게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실투를 던지거나 타자의 ‘핫존’(hot zone·타자가 공을 잘 치는 구간)에 공을 밀어 넣다 얻어맞은 게 뼈아팠다.
박세웅은 올 시즌 극과 극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3월 29일 사직 KT전부터 8경기에선 개인 8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ERA)은 1.76로 매우 낮았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6으로 매우 출중했다.
반면 연속경기 선발승이 끊긴 지난달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5경기에선 ERA 8.67 WHIP 2.00으로 몹시 부진했다.
당초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돈 박세웅의 피로 누적을 염려하기도 했다.
그래서 원래 박세웅의 등판 차례였던 지난달 22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이민석을 하루 앞당겨 내보낸 적도 있다.
이때 등판 순서가 바뀌지 않았다면 박세웅의 주 2회 등판이 지금보다 한 주 먼저 찾아 왔을 것이다.
김 감독이 박세웅의 반등을 위한 시간을 단 일주일이라도 더 벌어준 셈이다.
롯데 박세웅이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아직은 반등이 요원한 분위기다.
더는 부진의 원인을 피로 누적이나 외부의 요인에서 찾기도 어려운 형국이 됐다.
김 감독은 ‘이맘때면 선발투수들이 지치곤 하느냐. 컨디션이 내려간 투수가 적지 않은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리그의 모든 선발투수가 다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 아닌가. 잘 던지고 못 던지고는 단지 능력의 차이일 뿐, 지치고 안 지치고의 차이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팀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선발투수들이 헤맬 때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재충전의 시간을 확실히 부여하는 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롯데가 박세웅을 전력에서 제외하면 메워야 할 경기가 단 한두 경기여도 대체선발로 내세울 선수가 당장 여의치 않다.
퓨처스(2군)팀에도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 여럿 있는 터라 깜짝 카드로 고민할 법한 선택지는 있다.
단, 박세웅 제외의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결정인지도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롯데 박세웅이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에게는 길어지는 슬럼프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생겨나고 있다.
미뤄졌던 주 2회 등판이 당장 코앞으로 다가왔다.
10일 경기에 등판한 박세웅의 다음 등판은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질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다.
최근 한 달여와 달라질 점이라면 등판 간격이 나흘로 줄어든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고, 컨디션이 떨어진 채로 타자친화형 구장에 가는 것 또한 우려를 살 수 있다.
지난 6~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위닝시리즈로 힘겹게 3위를 지켰던 롯데는 흐름을 이어가야 했던 10일 3-12로 지며 공동 4위가 됐다.
최근 팀의 하향세를 막지 못했던 박세웅이 이번에는 팀의 반등 도화선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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