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뒤흔드는 이민자 시위…클럽월드컵-골드컵, 월드컵 또다른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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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자들이 10일(한국시간) LA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LA|AP뉴시스

미국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자들이 10일(한국시간) LA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LA|AP뉴시스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국제 축구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실시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다.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는 LA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뉴욕, 텍사스, 워싱턴 D.C. 등 미국 주요 도시로 번졌으며, 지금까지 7백여 명이 체포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LA에 주방위군 2천 명을 투입했으며, 시 당국은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발령했다.

이러한 긴장 상황은 미국에서 열릴 축구대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이 주관하는 골드컵은 6월 15일 LA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로 개막한다. 하지만 시위가 계속되자,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차질이 생겼다. 실제로 멕시코 대표팀은 당초 예약했던 LA 도심 호텔에서 지역 외곽으로 숙소를 옮겼다.

CONCACAF 측은 “우리는 지역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 중이며, 모든 참가자와 팬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경기장에서는 시위를 대비해 공공 시위 구역도 설치됐다.

같은 날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열린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대회 개막전 경비에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CBP는 보통 경기장 보안을 담당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특수 보안”을 명목으로 경기장과 인근 경비에 투입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기장을 찾는 이민자 관중의 불안감을 높이고, 관중 감소로 인해 흥행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6월 미국을 중심으로 열릴 북중미월드컵의 개최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우리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보안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경기를 찾는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방 당국의 개입과 시민 시위의 여파로 축구 축제가 정치적, 사회적 긴장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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