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봉균 기자“모든 이해관계자를 승리자로 만들고 싶다. 미·일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고 팬들을 위해 캠리를 역수입하겠다.”
지난 5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던진 화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환기에 필요한 리더십이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생산이 중단된 캠리를 미국 공장에서 우핸들로 개조해 역수입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단기적 물류비와 인증 비용 등 손해를 감수하고도 브랜드 신뢰와 장기적인 자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결단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미래 기술 도입 길목에서 국내 특유의 경직된 제도와 이해관계적 진통에 부딪히며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다믹스가 개발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공정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고용 안정성을 둘러싼 국내 현장 안팎의 우려와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노란봉투법' 등 국내 규제 환경 변화는 현장에 신기술 배치를 가로막는 법적·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도입의 골든타임이 내부 합의 도출과 규제 대응이라는 복합적인 난제에 묶여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토요타와 현대차가 마주한 두 상황은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가 아니다. 자국 산업과 국가, 소비자를 모두 '위너'로 만들기 위해 고정관념을 깨부순 일본식 '모두를 위한 상생'과 다가오는 신기술 수용 과정에서 내부 진통과 제도적 제약에 직면한 한국식 '이해관계의 대립'이 보여주는 격차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구를 찾는 해외 기업을 보며, 안팎의 경직성에 가로막힌 기업이 과연 미래 완성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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