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5.06.24 12:54 수정2025.06.24 12:54
“관세 영향은 지연·축소될 것…경제 위험성 낮아져”
SLR 규제 완화 추진…“국채 보유 불이익 줄여야”
미국 중앙은행(Fed)의 미셸 보우먼 부의장이 2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지속할 경우 7월 금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에 이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혔던 보우먼 부의장까지 Fed 내부에서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보우먼 부의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행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날 때까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고, 그 영향도 더 적을 가능성이 높다” 며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기업이 재고를 미리 확보했다”며 “향후 방향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정책 금리 조정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보우먼 부의장은 “최근 경제 데이터는 관세 및 기타 정책으로 인한 실질적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으며, 무역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더 지연되거나 덜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전반적으로 무역 및 관세 협상의 진전으로 경제 환경은 눈에 띄게 위험성이 낮아졌다”며 “이제는 정책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보우먼 부의장 발언 직후 통화당국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최저치인 연 3.82%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달 초 Fed 부의장직에 오른 보우먼 부의장은 이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의 연설을 이어갔다. 보우먼 부의장은 “노동시장에는 취약성의 조짐이 있다”며 “앞으로는 고용 의무에 대한 하방 리스크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우먼 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Fed가 미국 은행 규제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보완 레버리지 비율(SLR) 개혁을 언급했는데, 이는 은행이 전체 자산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품질 자본을 보유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기준이다. 미국 은행들은 이 규정이 미국 국채 같은 저위험 자산 보유에 불이익을 준다며 완화 요구를 지속해 왔다. 국채는 저위험 자산이지만 자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국채를 많이 보유할수록 자본을 더 쌓아야 하거나, 그러지 않으면 SLR 비율을 낮출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보우먼 부의장은 이에 대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이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Fed는 25일 해당 규정의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형 은행에 대한 최소 레버리지 비율을 기존 5%에서 3.5~4.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