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후계자로 ‘호메이니 손자’ 급부상…누구? [지금, 이 사람]

7 hours ago 2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0일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해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5.20. [테헤란(이란)=AP/뉴시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0일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해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5.20. [테헤란(이란)=AP/뉴시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주도해 2500여년 간 이어졌던 페르시아 군주제를 무너뜨린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의 손자 하산(53)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86)의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호메이니가 사망한 1989년부터 이란을 이끌고 있는 하메네이는 장기 집권과 반대파 탄압, 고질적인 경제난 등으로 국민들의 적지 않은 불만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하메네이 정권의 취약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터라 후계 구도가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메이니는 7명의 자녀를 뒀다. 이중 차남인 아흐마드(1946~1995)는 아버지를 도와 혁명에 깊게 관여했다. 한때 호메이니의 후계자 물망에도 올랐지만 49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아흐마드의 아들이 바로 하산이다. 조부, 부친과 마찬가지로 신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산은 젊은 시절 축구 선수로도 뛰었으며 개혁파와 보수파 모두와 두루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 인권 등을 중시하며 중도파 거물인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특히 미국과 내내 대립하고 핵개발에 치중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등 강경 보수세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등을 비판하는 기고도 냈다.

이란은 이슬람 성직자 회의체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를 통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다만 이번 공습에 따른 비판과 무관하게 하메네이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때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꼽혔던 그의 차남 모즈타파 역시 신학자다. 다만 하메네이 정권의 장기 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큰 상황에서 권력 세습까지 일어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재는 후보군에서 약간 밀려난 상태로 보인다. 이슬람 혁명의 주요 이유가 팔레비 왕조의 전제 왕정 체제 및 세습이었기 때문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