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1~2년 사이 실적, 재무 건전성, 수주 등 주요 경영 지표 전반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정비사업 중심의 수주 확대와 함께 재무 구조 개선이 병행되면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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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이 있는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HDC현산의 연결 기준 매출은 4조 2562억원, 영업이익은 184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29.1%, 58.6%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올해 목표 매출을 4조 3059억 원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기준 해당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무 지표 개선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7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 감소했고, 부채비율은 137.8%에서 119.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1조357억원으로 43%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도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같은 성과에 따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 HDC현산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주가도 반등세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지난 2월 초 1만6000원대에서 현재 2만원 중반대로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건설업 지수 상승률(약 10%)을 크게 상회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HDC현산 지분율을 약 7%까지 확대한 것도 기관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시사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실적 회복의 중심에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이 있다. 2024년 HDC현산의 도시정비 수주 규모는 약 1조 30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 상반기 기준 2조8272억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9244억원), 미아9-2구역(2988억원), 신당10구역(3022억원) 등 대규모 사업지를 연이어 확보했다. 강원 원주 단계주공, 부산 광안4구역, 연산10구역 등 지방 대도시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권 확보는 시장 내에서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사업은 사업 규모뿐 아니라 조합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HDC현산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것은 기업 안정성과 개발 역량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 사업에서는 단독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으며, 송파한양2차 재건축 등 주요 사업지에서 시공사 후보로 경쟁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실적과 재무 구조 개선, 신용등급 상향은 시장의 평가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수도권 도심복합개발과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