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서울지방경찰청의 협조를 얻어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을 수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앱 제어 서버를 포착하기 위해 자체 고객피해방지분석시스템을 가동해 실시간 탐지를 하고 있다. 탐지 결과를 주기적으로 전달받는 경찰은 금융보안원 등과 검증 및 분석을 거쳐 실제 악성 앱 설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시민을 방문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악성 앱이 설치되면 스마트폰 내 전화·문자 등의 기능이 ‘가로채기’를 당하므로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도 경찰에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업계 최초로 지난 2월 말 서울경찰청의 현장 방문에 동행했다. 새로운 범죄 수법을 파악하고 고객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실제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등에서 진행된 현장 방문에서 악성 앱을 검출·삭제하고 고객의 피해를 막는 성과를 거뒀다.
LG유플러스는 현장 방문을 통해 최근 ‘카드배송 사칭’ 보이스피싱이 빈번해진 것을 파악했다.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될 것이라는 안내에 피해자가 당황할 때 보이스피싱 조직이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피해자에게 ‘원격 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악성 앱을 심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심은 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112, 1301(검찰), 1332(금융감독원) 등에 직접 신고할 것을 유도한다. 이 때 고객이 어디로 신고해더라도 범죄 조직은 휴대전화 정보를 가로챈다. 이 상황을 포착한 LG유플러스 고객피해방지시스템은 악성 앱 활동을 포착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와 서울경찰청의 현장 방문에서도 이같은 수법이 나타났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현장 방문 대상 고객의 스마트폰은 카드 배송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설치한 악성 앱 때문에 모든 전화와 문자가 탈취되고 있었다. 어디로 전화를 걸어도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죄 조직이 받는 상황에 고객은 오히려 경찰과 LG유플러스 직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고객이 큰 금액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기 직전 함께 경찰서로 이동해 위험 상황을 인지시키고, 악성 앱을 삭제해 피해를 막았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쉽게 탈취할 수 없는 방법으로 위험 상황을 알리는 ‘악성 앱 의심 경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과의 협조로 지난해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에 탑재된 보이스피싱 탐지 시나리오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은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새로운 범죄 수법을 접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기회를 얻었다”며 “보이스피싱 상황을 알리는 체계를 고도화해 안전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