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마무리한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내실을 다지기 위해 행정적 매뉴얼을 마련하려 한다. 그 중 핵심은 의무팀 강화에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56)에게 2014브라질월드컵은 참담한 기억이다. 탄탄대로를 달려온 그는 인생 최악의 수렁에 빠졌다. 당시 대표팀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1무2패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고개 숙이고 물러난 홍 감독은 변명하지 않았다. “내가 옳지 않은 선택을 했고,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돌고 돌아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그는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어려움도 따랐으나 당당히 1차 목표를 이뤘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홈경기는 홈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보너스 게임이었다.
물론 홍 감독은 안주하지 않는다. ‘본선 그 이상’을 바라본다. 자신감도 있다. 출발이 다르다. 브라질 대회는 본선을 1년 앞두고 지역예선을 모두 마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점검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번엔 최종예선을 직접 치렀고, 파악도 거의 끝났다.
그래서 내년 6월 개막까지 남은 시간을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쏟아부을 수 있게 됐다.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부터 내년 3월까지 평가전 계획도 이미 세웠다. 스파링 상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
또 다른 작업이 있다. 내실화를 다지기 위한 행정적 정비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모든 면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행정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제반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대표팀 지원 강화가 핵심인 매뉴얼은 세분화돼 있다. 선수단 의식주와 장비, 안전, 포상 등 모든 걸 확인하고 보완하려 한다. 그 중에서도 의무팀 정비에 많은 정성을 들일 참이다.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는 팀닥터와 의무트레이너 역량이 중요한 요소인데, 최근에는 선수들의 눈높이를 채워주지 못했고, 인원마저 부족해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또 2022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부터 2023커타르아시안컵을 지휘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까지 외국인 사령탑을 거치며 꾸준히 불거져온 선수들의 개인 트레이너 동행 문제도 체크 대상이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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