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집단소송, 1인당 만원에"…유심 해킹 '반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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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관련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 이틀 째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T월드 직영 매장 앞에 고객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관련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 이틀 째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T월드 직영 매장 앞에 고객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SK텔레콤 유심 해킹 정보 유출 사고에 의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위해 단체 소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략) 이 사건 변호사 보수는 착수금 1만원."

유튜브 구독자 11만4000여명을 보유한 이돈호 노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지난 28일 '저도 SKT 고객입니다. 함께 하시죠. SKT 집단소송'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SK텔레콤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엔 집단소송 참여 신청 페이지를 마련했다.

이 변호사는 영상에서 "SKT 가입자인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부가서비스 가입할 때나 서비스 요금제 변경할 때, 요금제 청구할 땐 칼 같이 메시지가 오는데 개인정보 유출됐을 땐 며칠 동안 아무런 얘기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SK텔레콤 유심 해킹 이후 회사 대응을 두고 인지 뒤 신고가 늦은 데다 가입자들에게 관련 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공지하는 대신 대신 자사 뉴스룸이나 보도자료 등 한정된 채널로만 해킹 관련 소식을 공유했던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SK텔레콤 사고 때문에 가입자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SK텔레콤은 대면 방식으로 유심을 교체하고 있는데 가입자들 사이에선 '물량도 확보하지 않고 뺑뺑이 돌리냐'는 불만 섞인 반응이 터져나왔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오전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했고, 이보다 앞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달 내로 확보 가능한 유심은 600만개뿐으로 전체 가입자 2300만여명에 비하면 크게 모자란 상황이다.

여론이 들끓자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다룬 정보기술(IT) 전문 유튜버들의 영상 조회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구독자 270만여명을 보유한 잇섭이 전날 올린 유튜브 영상은 오전 10시 기준 194만회를 넘어섰다. 잇섭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진다는 것인데, 애초에 처음부터 책임져야 되는 게 아닌가"라면거 "대리점에 갈 시간이 안 되고 (유심) 불량이 부족하면 유심보호서비스에 일단 가입하고 나중에 유심을 꼭 교체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티머니로 교통카드를 쓰고 있다면 환불을 진행한 다음 유심을 새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SK텔레콤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경우 온라인에서 직접 교체가 가능하지만 자급제로 산 경우 대리점에 직접 방문해야 e심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자 88만4000여명을 보유한 테크몽도 앞선 27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 '유심만 바꿔주면 끝? SKT 해킹이 진짜 심각한 이유'가 조회수 125만회를 넘어섰다. 테크몽은 영상을 통해 "(SKT가 털린 정보엔) IMSI(이동가입자식별번호)나 유심 인증키처럼 결제와 인증을 할 때 진짜 중요한 정말 크리티컬한 개인정보가 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라며 "가능하다면 물리적으로 유심 자체를 바꾸거나 아니면 이참에 통신사를 옮겨 버리는 게 가장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SK텔레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유심보호서비스 관련 영상 4개의 총 조회수도 이날 현재 총 63만6000회에 이른다.

SK텔레콤을 향한 날선 여론은 오프라인 집단행동으로 옮겨붙었다.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 회원 수는 전날 오전만 해도 8000여명뿐이었지만 같은 날 오후 3시30분 2만2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현재 4만3000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운영진은 전날 공지를 통해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진은 복수의 법무법인들과 접촉·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집단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청구를 넘어 지금까지 판례나 기존 법적 관행에선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던 구조를 바꿔야 할 수도 있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카페 집단소송 준비 공지글엔 800여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당시 총 9.7GB에 달하는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출된 데이터엔 유심 관련 핵심 정보가 포함됐는데 이를 문서로 환산할 경우 300쪽 분량 책 9000권에 달하는 양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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