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단독인터뷰
부산 사하을 6선, 국민의힘 최다선
최근 美 의회서 관세, 핵잠 등 논의
野지도부 향해 “정신 차려야 한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당 지도부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아직 그러지 못해 한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6선·부산 사하을)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세가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가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의 상황마저 어려워 “TK 자민련이 아니라 K(경북) 자민련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매경AX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조 의원의 집무실에서 그와 만났다. 조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부터 22대 국회까지 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6선을 한 중진이다. ‘원조 친(親)노무현계’였으나,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옮겼다.
원내 최다선인 조 의원에게는 ‘미스터 쓴소리’라는 오랜 별명이 있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몸담은 당을 향해 공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는 데서 붙은 별명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여당(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공개 찬성하기도 했다.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인 조 의원은 지난 한 주간 다른 여야 의원들과 방미,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 및 상·하원 의원들을 두루 만났다. 연이은 강행군으로 시차 적응도 채 하지 못해 “오늘도 새벽 3시에 일어났다”며 웃는 그에게 방미 성과와 당의 현주소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Q.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으로서 지난주 방미했는데 핵잠수함이나 원자력발전소 투자 등 팩트시트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한 게 있었나.
A. 지난달 12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미 상·하원 의원들과 각 의원실, 미 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은 이렇게 약속을 지켰다”고 영문 자료를 보여주며 “미국도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이야기했다.
핵잠수함 관련해서는 대럴 아이사 하원 의원이 “오커스(AUKUS, 미국·호주·영국 안보동맹) 사례를 참고하면 한국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수의 하원 의원들이 최근 미 의회에서 핵잠수함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미 의회에서 초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선결 과제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원자력협회(NEI)도 한국의 기술력에 대해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미 의원들이나 전문가들은 원전 분야에 있어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크다는 데 공감했고, 양국이 원전 산업 전반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국익에 있어서는 양쪽(공화당, 민주당) 모두 한국에 호의적인 느낌을 받았다.
Q.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 중이다. 미 정가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거나 파병을 요구한 이가 있었나.
A. 상원 4명, 하원 11명 등 의원 15명을 만났다. 역대급 규모인데 미 측 의원들이나 관계자들에게서 파병에 관해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
아시아 그룹 전문가 조야는 호르무즈 분쟁이 수 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특히 켈리 맥사멘(前 미 국방장관 비서실장)은 최소한 4월은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미 베라 미 하원 동아태소위원회 간사는 “지상군 파견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며 미 의회가 이를 막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베라 의원은 또 “이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전쟁이지, 미국의 전쟁이 아니다. 전쟁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Q. 미 상무부 관계자들도 만났던데 쿠팡 사태나 한국의 대미투자, 관세 등에 관한 논의도 있었나.
A. 예민한 부분이어서 쿠팡 이슈를 가능하면 양쪽 다 (언급을) 자제했다. 미국 쪽에서도 표현을 많이 안 했다. 양국 국익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이슈 같아 보였다.
(대미 투자 관련해서는) 팩트 시트를 보여주며 한국이 트럼프 1기 때 16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했고, 일자리 83만개를 만들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2017년부터 우리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향후 3500억달러도 투자할 계획이니 비자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고, 무역법 301조 조사도 한국에 불리하지 않게 해달라고 강력하게 얘기했다.
미 상무부 차관보가 이해한다며 “실무 담당자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Q. 방미 일정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여야 의원들이 함께 협의해 해결해 나가기로 한 현안도 있었나.
A. 한미의원동맹을 만든 이유가 초당적으로 협의하자는 차원이다. 이점에 의원들이 공감했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국익을 위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 의원들이 한 팀이 돼서 유기적으로 움직인 게 상당히 좋았고, 미 측 인사들도 한국에서 초당적으로 왔다는 데 감동한 것 같았다.
이런 위원회를 대여섯 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초당적인 과학위원회나 안보위원회 등에 의원들을 배치해 전문성을 높이자고 이야기했다.
Q.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 국민의힘 내 기류도 궁금하다.
A. 오늘도 여러 의원과 소통하고 통화도 했다. 다들 이대로 가면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지도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모두 몹시 걱정하고 있다. 지도부가 꼼짝도 안 하고 있다.
우리 107명이 반성문을 썼는데, 결의문에 준하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의원들 전원이 계엄군 헬기가 착륙했던 국회 운동장에서 가서 석고대죄하는 진정성은 지금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지도부가 보수 재건을 계속 말하고 있고, 외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도 보수 재건을 하겠단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수 재건이란 뭘까.
A. 위헌이고 불법이었던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또 내란 수괴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람과의 관계를 말끔히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윤석열과의 확실한 절연이 없으면 보수 재건이 이뤄질 수 없다. 윤석열이란 인물을 덜어내지 않으면 보수 재건은 어렵다.
과거 더불어민주당도 부정선거 음모론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가 전 당원들한테 ‘부정선거는 없다’고 교육을 해 일깨워줌으로써 지혜롭게 풀어냈다. 2018년쯤이다. 지도부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 당은 (부정선거) 추종 세력들한테 업혀 가는 형태다. 보수 재건이 상당히 어렵다.
Q. 요즘 부산 사하을 민심 동향은 어떤가.
A. 지역구만큼이라도 제가 반성과 사죄, 낮은 자세, 진실한 마음으로 시민들한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저에 대해서는 그리 나쁘진 않은데 당 전반에 다들 실망했다. 당이 잘 돼서 같이 가면 제가 훨씬 마음이 편할 텐데 불편하다. 시민들을 만나면 당에 대한 비판이 아주 많다.
2018년 지방선거가 상당히 어렵지 않았나. 당이 변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가져가면 그때가 재현될까 봐서 걱정이다. 장동혁 대표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 진짜 많이 늦었다. 바뀐다면 조금이라도 (만회할) 기회는 있지 않을까.
Q.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표를 많이 가져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A. 그 이후는 의원들의 선거, 총선 아닌가. 본인들의 선거이기 때문에 훨씬 더 치열한 모습을 보일 테니 리더십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Q.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수성해야 할 최소한의 목표가 있다면.
A. 2주 전에 누가 “이렇게 되면 TK 자민련이 될 것”이라고 해서 제가 “TK 자민련이 아니라 K(경북) 자민련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만 남고, 대구도 위태롭다”고 답했다.
최소한의 목표가 있으려면 당의 기조가 바뀌고 지도부가 정신 차려야 한다. 그런 걸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죽하면 서울 등에서 후보 자체적으로 혁신 선대위를 꾸리겠다고 주장하지 않나. 개인기로 (후보가) 살아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최소한의 목표는 서울시장 수성과 부산. 부산·경남을 지켜야 하는데 상당히 버겁다.
Q. 정치권에서 개혁신당과의 합당,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 등 범야권의 연대설이 꾸준하게 나오는데.
A. 잘못된 과거와 확실한 단절을 하지 않으면 합당한들, 연대를 한들 의미가 없다. 오염된 상황에서는 어떠한 연대나 합당도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국민이 원하는 건 윤석열과 확실하게 절연하라는 것. 우리 당을 제외한 다른 세력들도 아마 (절연 없는) 합당이나 연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Q. 정계 동향을 고려, 국민의힘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금 민주당이 정치를 잘하는 게 아니다. 국민을 상당히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민주당의 폭주와 전횡이 허용되는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의식하지 말고, 국민을 의식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면 거기에 답이 있다. 자꾸 민주당을 의식하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다. 국민을 바라보는 상식적인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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