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도 … 中 발표는 없어
반도체·의약품 이어 면제조치
中업계 부담에 美와 타협 촉각
트럼프 "공정한 합의할 것"
◆ 관세전쟁 ◆
미국과 중국 간에 관세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에 이어 에탄(에테인)에 대해 추가 관세를 면제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시사한 상황에서 중국이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조치에 나서면서 양국의 대치 구도가 변곡점에 왔다는 관측이다.
로이터는 30일 중국 당국이 미국산 에탄에 대한 125% 추가 관세를 최근 며칠 새 면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로이터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번 관세 면제로 중국 관련 기업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이 수출하는 에탄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이 미국산 반도체와 일부 의약품 등에 부과된 관세를 면제했다는 내용의 외신 보도도 있었다.
중국 당국은 당시에도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 면세 조치는 통관 현장에서 관련 기업에 통보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을 기록해 경기 수축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PMI가 전월(50.5)보다 1.5포인트 하락한 49.0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개최한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서 중국에 대한 유화적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이 어느 나라보다 일자리를 많이 훔쳐갔다고 공격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과 잘 지내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며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지만 공정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