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 혁신으로 경제 성장… ‘부자 유출 1위’ 오명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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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한국 떠나는 부자들… 다시 부자들 끌어들이는 中
백만장자 유출 1년새 절반 감소
선전-항저우 등 기술도시 육성
사업가-투자자-연구인력 몰려

최근 10년간 백만장자 순유출국 1위였던 중국이 선전(深川), 항저우(杭州) 등 기술도시를 중심으로 부자들을 끌어들이며 자국 부자들의 탈출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이민 자문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의 ‘2025년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백만장자 순유출 규모는 7800명으로 예측돼 조사가 시작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벗어났다.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백만장자 순유출 규모를 1만5200명으로 관측한 바 있다. 여전히 백만장자 유출국 2위에 올라 있지만, 한 해 만에 순유출 예상치를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다.

보고서는 “선전과 항저우 등 중국 기술 허브의 부상과 프라이빗뱅킹,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중국의 백만장자들이 계속 고국에 머물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고액 자산가 유출이 많았던 중국이 기술 혁신을 통해 ‘탈(脫)중국’ 흐름을 일부 되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전은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다. 중국은 1980년 선전을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단순한 도시개발을 넘어 국가 차원의 기술 허브로 육성해 왔다. 그 결과 선전은 화웨이와 텐센트, 비야디(BYD) 등 중국의 기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을 여럿 배출하며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게 됐다. 항저우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의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를 배출하며 선전의 뒤를 이를 중국의 기술 혁신 도시로 급부상했다. 중국에서는 딥시크와 로봇업체 유니트리, 딥로보틱스 등 항저우에 근간을 둔 6개 기업을 지칭하는 ‘항저우 류샤오룽(六小龍·6마리 작은 용)’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들 도시에 젊은 사업가들과 해외 투자자, 고급 연구인력이 몰려들면서 백만장자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핸리 앤드 파트너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선전에 거주하는 백만장자는 5만800명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새 142%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항저우 역시 백만장자가 3만2200명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10년간 증가율 108%를 나타냈다.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베이 에어리어’보다 이들 도시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더 높다”고 밝혔다.

중국에 상속·증여세가 없다는 점 또한 부자들을 붙잡아두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상속·증여와 관련해 각각 ‘계승법(상속법)’과 ‘계약법’에 따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의 특성으로 인해 상속 재산에 대한 세금이 없다. 중국 부자들의 ‘부의 대물림’ 문제가 부상하며 상속세 도입도 검토되고 있지만, 반발 우려에 실제 도입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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