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기업, ADR 소송 타깃…韓기업도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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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기업, ADR 소송 타깃…韓기업도 대비를"

업데이트 : 2026.04.12 17:40 닫기

미셸 존슨 美로펌 레이텀앤왓킨스 의장 인터뷰
SK하이닉스 추진 美 상장
큰 기회지만 소송공격 우려
中기업 3분의1, 피소 당해
주가 하락도 공격의 빌미
공시 철저히 하고
규제 항상 주지를

사진설명

"지난 5년간 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증권 소송의 주요 타깃은 아시아 기업들이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공시 내용부터 정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미셸 존슨 레이텀앤왓킨스 소송 및 재판 부문 글로벌 의장(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레이텀앤왓킨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초대형 국제 로펌이다. 글로벌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200대 로펌' 순위에서 매출 기준 전 세계 2위에 올랐으며 가장 많은 증권 집단소송을 다루는 로펌이기도 하다. 아시아, 유럽, 중동, 미국 등 세계 전역에서 3500여 명이 넘는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 美 상장기업 상대 소송 늘어

존슨 의장은 최근 SK하이닉스와 스타트업 등이 추진 중인 ADR에 대해 "ADR 상장은 큰 기회이지만 미국 내 증권 소송 전문가들의 공격에 노출되는 위기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실제로 아시아 기업들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ADR로 상장한 미국 내 중국 상장사의 30%가량이 증권 소송의 피고가 됐다"며 "한국 기업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슨 의장은 "이 때문에 상장할 때 공시할 내용을 아주 주의 깊게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며 "꼼꼼하게 작성한 공시 내용이 증권 관련 소송에서 최선의 변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소송 제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소송 기각 신청을 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꼼꼼한 공시 작성은 필수

최근 미국 증권 소송의 특징 중 하나는 '상당한 주가 하락(material stock drop)'이라는 개념이다. 실적 부진, 개발 중인 신약에서 발생한 문제, 인수·합병 이후 통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 등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모든 악재가 소송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하는 측은 기업이 해당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적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펼친다.

존슨 의장은 "소송이 시작되려면 원고 측은 먼저 소송 기각 신청 단계를 통과해야 하는데 방어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 단계에서 사건을 기각시켜야 노력과 시간,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계에서 원고 측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 증거 개시(디스커버리) 절차로 접어든다. 이때부터는 법률 대리인과의 긴밀한 협력에 더해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존슨 의장은 "AI의 장점이라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증거 개시에 있어 AI를 활용한 전략 수립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미국 내 증권 관련 소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분야별로는 헬스케어, 생명과학(바이오테크),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송 건수가 증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충분한 준비·적절한 자문 필요

하지만 소송 리스크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 진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 의장은 "증권 소송에 피소됐다고 해서 반드시 기업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의미는 아니고, 그보다는 미국의 소송 환경에서 나타나는 절차적 특징에 가깝다"고 당부했다.

각국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존슨 의장은 "전 세계 수많은 감독당국, 규제당국에서 마치 경쟁하듯 기업을 규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한 국가의 감독당국에 한 말이 수많은 다른 국가 감독당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늘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ADR(주식예탁증서)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거나 미국 투자자들이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원주를 현지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로 미국에서 발행·유통하는 증서.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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