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대선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대선 후보 교체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김문수 후보의 확정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을 올려 "한덕수 전 총리가 출마 선언 당시 밝힌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의 번영을 위한 사명'은 이제 김문수 후보와 함께 이어가야 할 사명이 됐다"며 "한 전 총리가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후 조종했던 '한덕수의 난'이 실패하자 윤석열이 직접 날뛰고 있다"며 "윤석열의 대선 개입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자 민주주의를 향한 또 한 번의 선전포고"라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국민께 총부리를 겨누며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 수괴가 감히 국민께 '대한민국을 지키자'고 읍소하다니 참담하다"며 "죗값 치르기를 거부하는 내란 수괴의 대선 개입 시도를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향해 한 대변인은 "지귀연 재판부는 지금이라도 윤석열을 즉각 재구속하고, 엄정한 재판을 진행해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국민 앞에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선대위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문에는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분명히 나와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윤석열을 포함한 내란 세력을 이번 기회에 정치적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문수 후보의 태상왕은 전광훈 목사, 상왕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며 "저는 끝까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지난 8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이후 탄핵 과정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 질문을 받자 "비상계엄은 정말 잘못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군사력 동원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계엄을 해선 안 되고, 국민이 민주주의 과정에서 많은 것을 겪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계엄은 특히 더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에 대해서도 우리 당의 부끄러운 모습을 사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2일 3차 공판에서 파면 후 처음으로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지난 두 번의 재판 때와 달리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입하게 해 달라는 대통령 경호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