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며 하락했다. 같은 달 소매판매 증가세도 둔화하며 소비가 위축될 조짐도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와 이에 따른 공급 충격 등 대내외 변수 속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미국 노동부는 4월 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달보다 0.1% 떨어지며 예상치(+0.3%)를 하회했다.
지난달 PPI 하락에는 전월보다 0.7% 내린 서비스 부문 가격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상품 가격은 보합에 머물렀다. 생산자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에 앞서 움직이는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미국의 소비 심리도 점차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7% 늘어난 데 비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체 13개 소매 품목군 중 7개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스포츠용품과 주유소, 의류 부문이 부진했고 자동차 판매도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급증한 지난달 이후 소폭 줄었다. 반면 음식점과 술집 등 서비스 부문은 두 달 연속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고율 관세의 여파로 소비자가 선제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던 영향이 점차 소진되면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 위축이 본격화하면 경기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