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몇 차례 반대 의견을 밝혔는데도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격을 감행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공습을 지난 9일 결정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가자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그는 늘 이란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우파 세력은 반(反)이스라엘 단체를 지원하는 이란을 실존적 위협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 등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대립하는 단체 뒤에는 이란이 있고 가자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저항의 축’ 연대가 더 강화됐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여기에 이란이 핵무기까지 완성하면 이스라엘의 안보가 위협받는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삐걱대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격한 배경이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이 직접 핵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 네타냐후 총리를 놀라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을 기대한 네타냐후가 분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6년 처음 집권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기간 정권을 잡은 인물이다. 부패 혐의로 실각했다가 극우파, 유대인 초정통파 세력을 끌어모아 2022년 12월 재기했다.
일각에선 가자전쟁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와 부패 재판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정치적 생존을 위해 이란 공격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여론조사를 보면 대다수는 네타냐후가 선거를 피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 와중에도 부패 재판에 출석하고 자국 내 평판 역시 훼손된 상황”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