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관세협상 극적 합의 이후
골드만 "美성장률 0.5%→1%"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대폭 인하하기로 하자 미국 경제에 깊이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견조해진 미 경제 전망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 7월에서 9월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월가와 경제 전문가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지난 10~11일 미·중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무역 협상에서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한 내용이 반영된 결과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5%포인트 올린 1.0%로 조정했다.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0.1%포인트 상향한 1.3%로 전망했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툼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경제가 내년에 침체될 가능성이 당초 3분의 1이라고 여겼으나 지금은 5분의 1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침체 가능성을 45%에서 35%로 낮췄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관세가 생산에 차질을 일으킬 만큼 높게 유지될 위험이 낮아졌다"면서 "관세 정책 방향성에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의 상향 조정에 따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횟수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오는 7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59.4%로 반영했다.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20%, 인하할 가능성은 80%로 집계됐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7월 인하설이 유력했지만 미·중 관세 인하 발표로 하루 만에 9월 인하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7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6월 인하 불가설에 쐐기를 박았다.
또한 블룸버그는 기준금리 선물 시장을 바탕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하폭이 지난 주말 0.75%포인트에서 이날 0.55%포인트로 줄었다고 전했다. 0.25%포인트 인하를 기준으로 인하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중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 경제에 대해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에이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이번 미·중 관세 인하를 고려해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여전히 과거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