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인명 ‘인비절라인→얼라인테크놀로지코리아’
투명교정 넘어 디지털 치과 플랫폼 기업으로
한국·중국 대표 거쳐 APAC 총괄 오른 한준호 대표
“교정은 의료… 정밀 진단·정확한 치료계획 필수”
진단부터 치료·유지·관리까지 ‘의료진’ 지원 도구 역할

투명교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철사를 이용한 고정식 교정장치가 일반적이었지만 심미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디지털 치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투명교정이 하나의 치료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치료 대상도 확대 추세다. 이전에는 학생 등 청소년이 주를 이뤘지만 성인과 중장년층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마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교정 비용이 각기 다르고 치료 결과와 만족도도 차이가 난다.
투명교정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인비절라인(Invisalign)’이 꼽힌다. 미국에 본사를 둔 얼라인테크놀로지이 전개하는 투명교정 제품 브랜드다. 최근 국내 법인명은 인비절라인코리아에서 ‘얼라인테크놀로지코리아(Align Technology Korea Ltd.)’로 변경했다. 투명교정 장치를 넘어 디지털 치과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캘리포니아 소재 얼라인테크놀로지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글로벌 디지털 치과 전문 기업이다. 투명교정 장치 인비절라인을 비롯해 디지털 구강스캐너 ‘아이테로(iTero)’, 인공지능(AI) 기반 치료계획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누적 치료 환자는 2200만 명을 넘어섰다. 교정 장치를 판매하는 기업을 넘어 진단과 치료계획, 치료 후 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치과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얼라인테크놀로지코리아 측은 “제품 브랜드 인비절라인을 넘어 얼라인테크놀로지가 보유한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법인명을 변경했다”며 “앞으로는 치료 전 과정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얼라인테크놀로지의 강력한 의지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법인과 중국법인을 이끌었던 한준호 대표가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대표로 부임한 것. 한준호 아·태 총괄대표는한국과 중국 시장 대표를 역임하면서 북아시아 지역에서 얼라인테크놀로지 성장을 이끈 입지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동남아시아 등을 포함한 APAC 지역 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 총괄대표는 한국에서 의료진을 상대하면서 임상 기반 확대를 통해 투명교정 시장 저변을 넓혔다.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과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면서 대형 시장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국가마다 의료 환경과 소비자 인식은 다르지만 근거 기반 의료진 마케팅과 치료 품질 강화에 중점을 둔 시장 공략은 얼라인테크놀로지의 공통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 총괄대표는 ‘교정’은 장치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를 받는 과정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한다. 교정 치료 핵심으로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 의료진 판단을 꼽았다. 또한 시장 규모는 중국과 일본, 인도 등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우수한 의료진을 보유한 한국은 교정 치료 시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과 중국 시장 대표를 역임한 후 이례적으로 한국인이 APAC 총괄대표를 맡게 됐다. 주요 비결은.“다행스럽게도 APAC 주요 시장인 한국과 중국에서 높은 실적을 거뒀다. 우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로는 현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가마다 의료 환경과 소비자 인식, 치과 진료 방식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전략보다는 현지화가 필수다. 또한 교정은 단순히 장치를 팔거나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를 받는 과정이라는 인식과 개념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한국과 중국 대표를 역임하면서 느낀 시장별 주요 특징과 차이점은. 또 APAC 시장을 총괄하면서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먼저 시장은 규모와 성장률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장 규모의 경우 중국과 일본, 인도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반면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교정학계와 협력, 의료진 교육 및 소통, 임상 결과 중심 접근이 비교적 잘 작동하는 시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치료 속도와 결과 측면에서도 한국 의료진 수준이 높다. 중국은 전기차, 가전 등 여러 산업에서 현지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진 독특한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치과는 많지만 교정 전문 인력이 부족한 지역이 많은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반 치과의사 대상 교육과 치료 지원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여기에 데이터 규제가 강해 치료 데이터와 서비스 조직 운영을 중국 내에서만 해결해야 한다. 생산부터 임상 지원, 커머셜 조직까지 현지 위주 인력 운영이 필수인 지역으로 청도에만 얼라인테크놀로지 직원 약 7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맞춤 운영을 통해 현지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중국에서도 인비절라인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교정 영역에서 APAC 시장은 공통적으로 철저한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을 교정 시장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는데 향후 한국 시장 비중과 역할은.
“한국은 2019년부터 의료진 교육과 시장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초기에는 투명교정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는데 의료진 교육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학계 협력을 통해 함께 시장을 확대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현재 교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단계를 넘어 수련 과정의 의료진 교육까지 함께 논의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시장으로 향후 5년간 한국은 2~3배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시장 성장세에 따라 지원 조직과 디지털 서비스 조직이 확대될 수도 있다.”
―투명교정에 대한 한국 소비자 관심이 높은데 제품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특히 인비절라인은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소비자 대부분이 인비절라인은 단일 제품인데 병원마다 가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브랜드 자체는 공유하지만 브랜드 안에 여러 제품군이 있다. 자동차의 경우 브랜드 안에 세단이나 SUV 등 다양한 차종이 있는 것처럼 인비절라인 역시 환자 치아 상태와 치료 난이도에 따라 적용되는 제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아 이동이 비교적 단순한 환자는 12개월 치료계획으로 충분하지만 발치가 필요하거나 치아 이동량이 많은 환자는 훨씬 긴 치료 기간과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고 어떤 치료계획을 세우는지가 중요하다. 제품과 치료 기간도 진단에 맞춰 달라지고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가격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진단에 의한 치료계획의 결과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비싼 교정 치료가 반드시 좋은 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지.
“맞다. 단순히 복잡한 치료용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좋은 치료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복잡한 증례를 단순한 치료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환자마다 필요한 치료는 모두 다르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인비절라인은 가격 경쟁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정을 단순히 장비 구매가 아니라 의료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정을 의료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데 앞으로 투명교정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진단과 치료계획 중심에는 여전히 의료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인비절라인 브랜드의 일관된 철학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신뢰와 고객 경험을 꼽을 수 있다. 신생 업체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쟁은 시장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방식의 경쟁은 경계해야 한다. 결국 환자와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는 교정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인비절라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신생 업체 시장 진입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는데 투명교정 시장이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비용을 앞세운 저렴한 제품이 등장하고 온라인 상담만으로 장치를 제작하는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경쟁 심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지만 시장 확대와 의료의 본질은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물론 경쟁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교정이 의료가 아닌 단순 소비재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병원에 가지 않고 사진만 보내면 장치를 제작해 배송하는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가 보기에 편리하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교정은 치아를 움직이는 의료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치아의 이동은 잇몸과 치조골, 교합 등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디지털 기술과 AI가 발전하더라도 의료진 진단 없이 좋은 치료 결과를 안정적으로 얻기는 어렵다. 정밀한 의료진의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비절라인 제품은 어디까지나 교정을 위한 하나의 도구인 셈이다. 도구를 사용할 때 의료진 판단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제품 자체를 저렴하게 많이 공급하는 것보다 의료진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좋은 치료 결과는 장치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료진의 경험과 진단, 치료계획, 지속적인 관리 등이 조화를 이룰 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얼라인테크놀로지와 인비절라인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최적의 결과를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다.”

―향후 투명교정 시장 전망이나 방향성은 어떻게 보는지.
“교정은 이제 특정 연령층만의 치료가 아니다. 최근에는 7~11세 소아교정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출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는 충분히 성장 여력이 있는 특징을 보인다. 성인교정 시장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40대와 50대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과 자기관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정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정이 필요한 환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각 연령대와 개인 환경에 맞는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회사 성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얼라인테크놀로지 인비절라인 교정 솔루션 기술 경쟁력과 장점이 있다면.
“얼라인테크놀로지가 보유한 2200만 명 넘는 교정 치료 데이터는 인비절라인 제품을 활용한 치료계획과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투명교정은 앞으로 치아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는 치료법으로 볼 수 았다. 6개월 뒤, 1년 뒤, 18개월 뒤 치아 이동을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임상 경험과 데이터가 중요하다. AI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AI 역시 이러한 교정 치료 데이터를 학습해 진단 정밀도를 높인다. 다만 인비절라인의 AI 기술은 의료진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중점을 둔다. 의료진 판단을 AI 제안보다 우선순위로 한다. AI가 지금보다 더욱 발전해도 의료진 우선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또 다른 경쟁력으로는 인비절라인은 치료가 완료됐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결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는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치료 결과 유지의 필요성과 사용 습관에 대한 환자 교육을 지속 강화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환자와 의료진에게 좋은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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