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프로레슬링의 ‘전설’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레아)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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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호건. 사진=AFPBBNews |
미국 플로리다주 경찰은 2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호건이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며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호건이 생전 활약했던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도 “WWE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전드’ 헐크 호건 7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호건은 2m가 넘는 큰 키에 상대를 압도하는 근육, 금발의 머리카락과 콧수염, 노란색 두건과 경기복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최고의 스타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링 위에서 화려한 쇼맨십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원래는 플로리다에서 무명 록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지만 1977년 프로레슬링에 뛰어들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호건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프로레슬링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타로 이름을 떨쳤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WWE가 초창기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1984년 당시 WWE에서 처음 챔피언에 오른 호건은 당시 미국의 영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인기는세계 최고의 프로레슬링 대회로 열리고 있는 ‘레슬매니아’가 탄생으로 이어졌다.
호건은 WWE에서 통산 5번의 월드챔피언을 지냈고 2005년에는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초창기에는 성조기를 들고 ‘미국의 영웅’ 캐릭터로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헐크 매니아’ 열풍을 일으키며 비주류 문화였던 프로레슬링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선수 생활 후반기에는 ‘헐리우드 호건’이라는 이름으로 냉혹한 악역을 맡기도 했다. 프로레슬링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호건은 선수생활을 사실상 마친 2010년대에는 여러 구설수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친한 친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르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 동영상 안에 담긴 인종 차별 발언으로 WWE에서 퇴출됐다가 최근 다시 팬들 앞에 등장했다. 최근에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직접 지지연설을 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앞장서서 도왔다.
호건은 올해 초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호건 측은 건강 이상설을 적극 부인했지만 결국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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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를 일기로 하늘의 별이 된 ‘프로레슬링 레전드’ 헐크 호건. 사진=WWE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