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사무국은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친 ‘리빙 레전드’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며 찬사를 보냈다. 사진출처|EPL 페이스북
EPL 사무국은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친 ‘리빙 레전드’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며 찬사를 보냈다. 사진출처|EPL 페이스북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는데, 지금이 그때라고 봤다.”
‘리빙 레전드’ 손흥민(33)이 토트넘(잉글랜드)과 10년 동행을 멈췄다. 뉴캐슬(잉글랜드)과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2일 사전기자회견를 시작하면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아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할 일이 남았다”던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오랜 숙제를 해결하자 변화를 주기로 결심했다. 2015년 8월부터 시작된 토트넘과의 오랜 인연을 마무리한 배경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데뷔해 EPL을 뜨겁게 누빈 손흥민은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2021~2022시즌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23골)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UEL 우승으로 토트넘에 17년 만의 우승을 안겼다.
말 그대로 모든 걸 다 이뤄낸 손흥민은 ‘가장 아름다운 타이밍’에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영웅이 됐다. EPL 개막에 앞서 14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슈퍼컵이 열리나 현재로선 6만4000여 만원관중 앞에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전이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뛰는 마지막 무대가 될 공산이 크다.
“영어도 못했던 소년이 지금은 남자가 돼 토트넘을 떠난다”는 손흥민의 깜짝 발표가 나오자 전 세계도 뜨겁게 반응했다. 의도치 않게 손흥민의 고별전 상대로 남을 수 있는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도 “의심의 여지없는 EPL 레전드”라고 추켜세웠고 글로벌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토트넘만이 아닌 EPL 모두의 레전드”라고 평가했다.
영국 공영 ‘BBC’는 “소니(선수 애칭)는 록스타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한 가운데 EPL 사무국에서도 찬사를 보냈다. 토트넘 통산 173골·101도움(454경기)를 올린 손흥민의 리그 기록(127골·71도움)을 집중 조명하며 “10년 간 손흥민보다 EPL에서 많이 뛴 선수는 없다”며 ‘스퍼스 레전드’란 표현으로 예우했다.
이제 시선은 손흥민의 행선지다. 고별 기자회견에서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아꼈으나 힌트는 있었다. ‘새 팀의 기준’에 대한 물음에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모든 걸 다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알나스르, 알아흘리, 알카디시야(이상 사우디아라비아),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레버쿠젠(독일)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현재 손흥민과 가장 깊이 연결된 팀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주의 LA는 한인 커뮤니티가 몹시도 활발하고, 미국은 2026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지다. 마침 LAFC 1군 선수단에는 손흥민이 선호하는 등번호 7번이 비어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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