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민간인 수풀 숨어
밤에만 이동하며
군사분계선 접근
軍즉시 병력 투입
“안전히 안내할 것”
20시간 작전 펼쳐
DMZ 함께 빠져나와
군이 지난 3일 밤 중서부 전선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온 북한 주민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은 남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4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군은 3일 오전 3시께 중서부 전선 MDL 일대의 강 인근에서 북한 주민을 최초 식별했다. TOD(열상감시장비) 대대 병사가 감시 초소(GP) 근무 중 그를 발견했다.
북한 주민은 3일 해가 뜨자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낮 시간 내내 수풀에 몸을 숨긴 채 누워 있었다. 해가 지고 나서야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우리 군은 북한 주민을 감시하다가 그가 MDL 이남으로 분명하게 넘어왔을 때 작전 병력을 그와 100m 거리까지 접근시켰다.
군은 섣불리 북한 주민이 있는 지역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해당 지역은 지뢰가 매설돼 있고, 수풀이 높아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
먼저 말을 건 쪽은 북한 주민이었다. 그는 남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누구냐”고 말했고, 우리 측은 “대한민국 국군이다.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특이 행동 없이 곧바로 우리 대원 쪽으로 이동한 뒤 안내에 따랐다. 비무장 상태였던 북한 주민은 스스로를 민간인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밤 11시께 대원들은 북한 주민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빠져 나왔다. 북한 주민을 처음 식별한 지 꼬박 20시간 만이다.
작전 과정 중에 북한군의 추적은 없었다. 작전 이후에도 북한 측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군은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있는데, 북한 주민은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으로 남하했다. 그가 건넌 강은 최대 수심이 1m 정도로, 걸어서 건널 수 있는 강이라고 한다.
북한 주민은 귀순할 가능성이 높지만, 관계기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여부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MDL을 넘은 북한 주민의 귀순은 지난해 8월 20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강원도 고성 지역 MDL을 넘어 북한군 1명이 귀순했다.
군은 이번 북한 주민 귀순 내용을 유엔군사령부와도 공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