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일도 전환 가능” 美 “조건 충족부터”…‘전작권’ 커지는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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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5월 1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국방부(전쟁부)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5월 1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국방부(전쟁부)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순방결과 브리핑에서 “우리가 우리 돈 내면서 우리 방위를 우리가 스스로 책임질건데,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왜 가지고 있나”라며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올해 말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해 전작권 목표 연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군 통수권자와 국방수장이 입을 모아서 전작권 전환 작업을 가속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측은 조건부터 충족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임)은 4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일을 하도록 떠밀릴 가능성에 밤잠을 못 이룬다”면서 우려를 드러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최근 전작권 사안과 관련해 “미군의 작전계획과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책임이 존중되는 지점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전작권 전환은 속도가 아닌 조건 충족이 더 중요하다는 데 미국의 방점을 찍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미 상원 군사위를 통과한 내년도 국방예산법안에 국방부장관이 전작권 전환 이행 로드맵을 90일마다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는 등 미국은 향후 전작권 전환 작업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 안팎에선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때처럼 조건 완화를 둘러싼 전작권 갈등의 재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조건 선(先)충족’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우리 외교 안보당국자들이 전작권 전환 조건의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그런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 중 2020년에 이미 전환 조건의 94%가 충족됐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4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100으로 맞추려면 시간이 더 걸리는 개념”이라며 “군과 군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좀 더 폴리티컬한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당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임기 내 전환을 위해 조건의 수정이나 완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그해 10월 한미 최고위급 국방협의체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를 타진했다가 미측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동맹 파열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미 국방부는 “병력과 국민, 역내 안보를 확보하는 (전작권 전환) 문제는 단순히 연합사령부의 리더십을 교체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면서 ‘특정 시한’을 정해 전작권 전환을 밀어붙이면 양국군과 국민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그때와 마찬가지로 미측이 ‘조건 기반 전작권 전환(COTP)’ 원칙을 고수하는 한 한국의 뜻대로 전작권 전환을 관철시키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로 ‘특정시기’를 찍어서 전작권 전환을 강행하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호응할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시기를 특정해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려면 조건 충족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한다”며 “만약 미측에 전환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면 동맹 갈등만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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