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경기준비위 부위원장, 재정위기 공개 진단
민선 9기, 경기도 7조 빚 안고 다음 달 출범
가용재원 3조5000억 원…미편성 예산 3132억 원뿐
불교부단체 전환·세출 구조조정 등 해법 제시

김영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만일을 위해 쌓아 두었던 적금을 해약해 쓰고, 마이너스 통장을 한도까지 다 당겨쓰고, 이것도 모자라 담보대출까지 받아 쓴 상황”이라며 이렇게 빗댔다.
준비위원회는 이날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기획재정분과 브리핑을 열고 현재 경기도의 재정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경기도가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은 채 새 도정을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는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3년간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기금 차입금, 지방채 발행 등에 의존해 재정을 운용해 왔다. 그 결과 누적 채무가 7조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0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했다.
준비위는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세 감소를 가장 먼저 꼽았다. 경기도 지방세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1000억 원으로 약 2조9000억 원 줄었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세입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경기도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지정돼 있는 점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반도체 산업 호황 등으로 국가 세수가 증가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보통교부세를 통해 혜택을 받지만, 경기도는 교부 대상에서 제외돼 재정 여건 개선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올해 예산만 해도 3000억 원이 넘는 재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도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사업부터 우선 조정하고 공약 사업 역시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준비위는 지방세 중 시군세에 속하는 법인 지방소득세를 도 공동 세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인 지방소득세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지자체들과 다툼이 있을 수 있어서 일단 지금은 검토 중”이라며 “경기도 예산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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