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기준 61.7달러로 올해 1월2일 71달러 대비 13% 빠졌다.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23일 63.69달러로 올 초(73달러) 대비 13% 떨어졌다.
원유 가격은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 상승 요인보다 하락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석유 수출국 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며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공급이 늘었고, 중동 지역 긴장 완화로 공급 차질 우려도 줄었다.
원자재 비용이 감소했지만, 정작 한국 정유사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원유를 가공해 만드는 제품인 휘발유, 경유, 등유 가격도 함께 떨어지고 있어서다.국제 휘발유는 올해 1월2일 85.9달러로 출발했지만, 지난 23일 기준 7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경유도 같은 기간 92.3달러에서 78.1달러로 하락했고, 등유도 올초 89.1달러에서 현재 77.4달러로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관세 정책이 통상 불확실성을 일으킨 탓이다. 각국의 교역이 둔화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며 최근 유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석유 제품 수요도 감소하는 모양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량을 1일 103만배럴에서 73만배럴로 낮췄다. 주요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미국 원유 재고도 늘어나고 있어서다.석유 수요 부진은 한국 정유사의 매출에 악재로 작용한다. 정유사는 수출 비중이 60%로 높다.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분기 휘발유와 경유 등 광산물 수출은 19.8% 감소했다.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비용과 부대 비용을 뺀 값인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소폭 상회한 6~7달러 수준에 그친다는 추산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에도 각각 1024억원, 796억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실적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 위기는 구조적인 측면도 동반되는 것으로 보여 정유사들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단기간에 반등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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