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새 먹거리로 뜬 '모듈러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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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냉장고가 식사에 딱 맞는 와인을 추천하고, AI 도어캠은 외부인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알람을 보낸다. 집을 비워도 로봇청소기가 방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한다. AI가 최적의 온·습도를 스스로 조절해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집안 내 모든 가전은 삼성전자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이 모든 게 가능한 ‘AI 모듈러 홈’ 쇼룸을 단 1주일 만에 완성했다.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덕이다.

모듈러는 70% 이상의 주요 부품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건축 방식을 뜻한다.

가전업계 새 먹거리로 뜬 '모듈러 주택'

◇ 모듈러 시장 노리는 가전업계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AI 기능을 강화한 삼성 AI 모듈러 홈을 출시한 데 이어 24일 ‘AI 모듈러 홈’ 쇼룸을 공개했다.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가 지은 주택에 맞춰 삼성전자의 AI 가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물인터넷(IoT)을 주택에 적용해 일일이 가전을 스마트싱스에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을 교두보 삼아 아파트와 빌라, 일반 주택 등에 AI 홈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3년 안에 모듈러 주택 3만 가구를 판매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기업 간 거래(B2B) 모듈러 홈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2024년 모듈러 시장에 진출했다. LG전자는 이후 모듈러 주택 브랜드 ‘스마트코티지’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가전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 앱을 통해 AI 가전과 보일러 등을 제어한다. 지난해 6월 오픈하우스 투어를 여는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8평형, 16평형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총 6종의 제품으로 여러 고객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 연수원에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는 등 B2B 시장에서 제품 품질을 인정받았다.

◇ 8년 뒤 시장 규모 269조원

세계적으로도 모듈러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공사 기간을 기존의 70~80%로 단축하면서 균일한 품질을 낼 수 있어서다. 건설 인력 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건설업계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잰걸음에 나섰다. 세컨드하우스와 오피스, 기숙사 등 활용 방식이 무궁무진해 차세대 주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듈러 주택 시장 규모는 올해 1007억달러(약 154조원)에서 2034년 1758억달러(약 2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음이나 공해, 분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부합하는 친환경 공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가전업계도 모듈러 공법에 주목하고 있다. 개별 가전을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홈 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모듈러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대량 발주가 가능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특히 주목받는 추세”라며 “삼성, LG의 AI 가전과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시장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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