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시장이 패키지에서 개별자유여행(FIT)으로 넘어가는 사이 놀유니버스가 사업구조를 통째로 바꾼다. 대중 패키지는 외부 상품을 모아 파는 '오픈 플랫폼'(OEM)으로, 직접 기획하는 상품은 특수목적관광(SIT) 브랜드 '홀릭'으로 쪼갠다.
놀유니버스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야놀자 사옥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투트랙 개편 방향을 밝혔다.
놀유니버스 사업 변화의 중심에 있는 SIT는 올해 1분기 스포츠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0% 성장하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관광객 수는 2955만명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19년(2871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정작 단체 패키지여행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FIT 비중은 전체 여행 시장의 65%까지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인 항공권 지출은 약 15%, 1박 기준 숙박비는 약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여행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더 합리적인 가격과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정협 패키지사업 본부장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본부장은 "패키지여행의 핵심 고객이었던 20~40대가 항공, 숙박 예약과 현지 정보 탐색에 익숙해지면서 자유여행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고, 모바일 활용도가 높아진 시니어 고객층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쇼핑 강요나 옵션 투어에 기반한 저가 패키지 상품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패키지 시장이 통째로 축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보다 제값 주더라도 만족도 높은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중고가 프리미엄, 소규모, 테마 중심 패키지 수요가 오히려 50%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그동안 직영 상품 기획과 외부 소싱 판매를 한 조직안에서 병행해왔다. 한 본부장은 혼합 구조가 한정된 인력을 분산시켜 운영 효율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대중적인 패키지영역은 직접 만들기보다 시장에서 검증된 외부 여행사 상품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중개, 판매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OEM 상품 전략도 추가해 대중 패키지 시장 자체는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신 내부 핵심 인력은 SIT 전담 브랜드 '홀릭'으로 재배치해 차별화된 테마 여행 콘텐츠 기획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홀릭 브랜드의 실적 발표를 맡은 이호창 SIT팀 매니저는 1분기 스포츠 상품 판매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70%에 달했다고 밝혔다. 평균 구매전환율도 약 30% 수준으로 일반 여행 상품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표 사례로는 2024년과 2026년 두 차례 두산베어스와 협업한 해외 원정응원단(약 200명 참가)이 꼽혔다.
또한 야구 국가대표 응원단도 두 차례 별도로 진행됐다. 2024년 11월에는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대한민국 원정 응원단을 자체 기획했고, 2025년 11월에는 KBO와 공동 기획해 'K베이스볼시리즈' 한일전 원정 응원단을 운영했다. 당시 참가자는 340명에 달한다. 특히 올해 초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가 미국프로축구(MLS) 오프닝 이벤트에서 맞붙은 경기에는 약 900명의 고객을 모집해 LA로 보냈다.
이 매니저는 "목적형 상품 기준으로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라면서 1분기 스포츠 매출 성장을 견인한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놀유니버스에 따르면 손흥민과 메시 경기 상품의 1인 평균 객단가는 약 600만원으로, 비슷한 동선의 미서부 일반 패키지(약 350만원)보다 높게 형성됐다. 일본 팬미팅 상품 역시 일반 종교 관광 상품(80만~100만원대) 대비 150만~17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이 매니저는 "일반 패키지 상품이 판매 채널 수수료 부담이 큰 구조인 반면, SIT 상품은 연간 평균 수익률이 10%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1분기 기준 SIT 사업은 놀유니버스 전체 패키지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연내 이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전략으로는 '스포츠 원정 문화 확대', '러닝·트레킹·익스트림 스포츠 등 목적형 카테고리 다각화', '인플루언서·전문가 협업형 문화 콘텐츠 강화', '럭셔리 호텔·VIP석·프라이빗 투어 중심 프리미엄 시장 진출'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타사 대비 차별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본부장은 홀릭 브랜드의 첫 상품이었던 클라이밍 선수 김자인과 함께한 푸켓 상품을 예로 들며, 현지 파트너사 정보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전문가를 직접 만나 코스 구성과 노하우를 상품에 반영하는 방식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품 기획, 검수, 마케팅을 한 팀의 MD 조직이 직접 담당한다는 점도 경쟁 플랫폼과 다른 부분으로 꼽았다. 대중 패키지 영역에서는 다른 여행사 상품 입점과 해외 소싱 상품 확대도 함께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 본부장은 "팬덤과 취향 기반의 여행을 더욱 전문화하고 작은 시작인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드는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객의 취향이 여행의 목적이 되는 시대 놀유니버스는 그 새로운 여행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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