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그걸 왜 파냐" 했는데…99만원짜리도 '불티'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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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이 이달 역시즌 방송에서 선보인 캐시미어 코트(왼)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할인 판매한 무스탕(오)./사진=각 사 제공

GS샵이 이달 역시즌 방송에서 선보인 캐시미어 코트(왼)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할인 판매한 무스탕(오)./사진=각 사 제공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는 무더위에도 홈쇼핑 채널에선 겨울 코트와 무스탕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물가 속 의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할인율이 높은 겨울옷을 미리 구매하려는 '역(逆)시즌 쇼핑'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홈쇼핑업계도 예년보다 관련 편성과 물량 등을 확대하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고물가 속 커진 역시즌 수요

사진=GS샵 제공

사진=GS샵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여름에 겨울 의류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역시즌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GS샵은 지난 19일 자체 패션 브랜드 스테파넬과 쏘울의 겨울 의류를 최대 51% 할인가에 선보였다. 해당 방송에서만 1만4000벌 이상의 상품이 판매됐고 특히 캐시미어·울알파카 등 프리미엄 소재 코트가 4000벌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무더위 속에도 겨울옷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목표액 대비 15% 초과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지난 14일 159만원 상당의 '블루핏X로보 더블롱 무스탕'을 60만원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이 방송 역시 1000건 이상의 주문이 몰리며 당초 목표 거래액보다 30% 초과 달성했다.

이처럼 역시즌 쇼핑 수요가 확산한 배경은 고물가 속 의류 소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데 있다. 최근 폴리에스터 등 원부자재비와 인건비 증가 영향으로 의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 가격 민감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단가가 높은 겨울옷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훨씬 더 크다. 이에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상품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점퍼 소비자물가지수는 120.59(2020=100)으로 나타났다. 이는 점퍼 가격이 2020년 대비 약 20.6% 증가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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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흐름이 확산하자 홈쇼핑업계의 역시즌 판매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재고로 남은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해당 시즌에 선보일 신상품까지 여름철에 미리 선보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실제 롯데홈쇼핑은 역시즌 행사에서 이월 상품뿐 아니라 해당 연도 가을·겨울(FW) 시즌 신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기후 변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FW 의류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점퍼·패딩·모피 등 겨울 의류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해 7월18일 진행한 역시즌 방송에서는 하루 동안 3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5월부터 겨울옷 파는 홈쇼핑…진화하는 역시즌 마케팅

사진=신세계라이브쇼핑제공

사진=신세계라이브쇼핑제공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홈쇼핑 업계도 예년보다 관련 방송 편성 시기를 앞당기고 물량을 확대하는 등 수요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통상 역시즌 행사는 7~8월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6월부터 관련 방송을 편성하는 추세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빠르면 5월부터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GS샵은 지난 5월 스페인 가죽 브랜드 '로보'의 무스탕 코트를 할인 판매했는데 방송 개시 30분 만에 주문액이 6억원을 돌파하며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16일 모피 전문 브랜드 유로컬렉션의 양모 재킷을 판매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에 집중 편성했던 두꺼운 겨울 아우터 상품을 올해는 6월로 앞당겨 선보인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시 인기 색상은 방송 중 전 사이즈가 조기에 소진됐으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후 방송용 발주 물량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했다.

업계가 역시즌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수요 증가뿐 아니라 사업적 이점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의류 소비 둔화로 재고 관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역시즌 판매는 겨울옷 재고를 조기에 소진하고 보관·관리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코트와 패딩, 무스탕 등 겨울 의류는 여름 의류보다 단가가 높아 할인해 판매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역시즌 판매를 확대하면 여름과 겨울 상품간 가격 편차를 완화해 안정적인 연간 매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을 덜고 다음 시즌 상품을 추가 생산·판매할 수 있어 선순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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