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인사하는 이강인(가운데)의 모습.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이강인(24)이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배경은 무엇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 홈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 이강인, 오현규, 이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4-0으로 승리했다.
지난 이라크전 승리로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한국은 6승4무(승점 22)로 조 1위도 확정했다. 쿠웨이트는 5무5패(승점 5)로 6개팀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이강인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주장 손흥민이 후반 30분이 돼서야 교체 투입됐는데, 손흥민 없이도 한국의 공격을 훌륭하게 이끈 이강인이었다. 종횡무진 활약한 이강인은 1-0으로 앞선 후반 6분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6분 배준호가 골문으로 돌아 뛰는 이강인을 향해 전진 패스를 찔렀다. 이강인이 박스 왼편에서 강하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A매치 11호골이다.
이강인이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쿠웨이트의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멀티 도움을 올린 배준호와 함께 최고 평점이 8.8을 부여했다. 이강인은 득점 외에도 기회 창출을 무려 7회나 기록했다.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TM)도 이강인의 차지였다.
경기 후 이강인은 3차 예선을 잘 마무리한 소감과 월드컵을 향한 각오 등을 전했다. 그러던 중 기자회견 막바지에 협회를 향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한 본인 생각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
이강인은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는 모르겠다"며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를 공격하고, 비판하는 많은 분이 있다. 그런데 선수들이 축구협회 소속이고, 감독님도 우리 '보스'다. 너무 비판하면 선수들에게도 타격이 있다"고 작심 발언했다.
이어 "긍정적인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그래야 월드컵에서도 잘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이 도움과 관심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강인(가운데)과 전진우.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기자회견을 마친 이강인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다시 만났다. 해당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묻자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런 생각일 것 같다. 기자분들과 유튜브에서 요즘 협회 얘기를 많이 한다. 비판은 당연한 부분이지만, 너무 과도한 비판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오늘 경기장 빈자리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A매치가 열리면 매번 6만5000석 관중이 가득 찼던 것과 달리 빈자리가 많았다. 공식 관중 수는 4만1911명이다.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비치면 일부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이 이강인의 작심 발언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당연히 협회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국민께 행복을 드리고 싶어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 그러니 조금만 도와주셨으면 한다. 그래서 이런 얘기들을 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