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한화 이글스)이 웃지 못했다.
엄상백은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1회초 김주원의 우전 안타 및 2루 도루, 손아섭의 볼넷, 박민우의 2루수 땅볼로 연결된 1사 1, 3루에서 오영수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박건우 타석에서는 이중 도루로 박민우가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박건우의 볼넷으로 1사 1, 2루와 마주했으나, 김휘집(중견수 플라이), 서호철(2루수 땅볼)을 잠재우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2회초는 깔끔했다. 김형준(2루수 땅볼), 한석현(중견수 플라이)을 물리쳤다. 김주원에게는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손아섭을 유격수 플라이로 이끌었다. 3회초에도 박민우(2루수 땅볼), 오영수(중견수 플라이), 박건우(3루수 땅볼)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그러나 4회초가 문제였다. 김휘집의 우전 안타와 서호철의 희생 번트, 김형준의 사구로 1사 2루에 몰렸다. 이후 한석현은 삼진으로 솎아냈으나, 김주원에게 1타점 중전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한화 벤치는 좌완 조동욱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조동욱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허락치 않으며 엄상백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3.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 총 투구 수는 73구였다. 투심 패스트볼(33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체인지업(17구), 커브(16구), 패스트볼(5구), 커터(1구) 등도 구사했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측정됐으나, NC 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 팀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한화가 4회말 3득점하며 패전을 면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후 한화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NC와 7-7로 비겼다. 이로써 한화는 46승 2무 33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공동 2위 롯데 자이언츠(45승 3무 35패), LG 트윈스(이상 45승 2무 35패)와는 1.5경기 차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위즈의 부름을 받은 엄상백은 지난해까지 통산 305경기(764.1이닝)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거둔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2024시즌에는 29경기(156.2이닝)에 나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런 엄상백을 눈여겨 본 한화는 지난해 11월 4년 최대 78억 원(계약금 34억 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5000만 원)의 조건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보다 굳건한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엄상백은 좀처럼 한화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NC전 전까지 성적은 13경기(57이닝) 출전에 1승 6패 평균자책점 6.16. 이후 이날에는 통산 8승 2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거뒀을 정도로 강했던 NC를 상대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과연 엄상백이 다음 등판에서는 반등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