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그 동안 김 여사 측이 주장했던 것과 달리 김 여사가 주가조작 가능성을 인식한 정황이 담겨 있어 주목을 받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고검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측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 간의 약 3년간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수백 개를 확보했다.
해당 녹음파일은 김 여사와 해당 계좌를 담당한 직원이 2009년부터 약 3년간 주고받은 통화녹음 파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직접 말하는 육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펄인베스트는 법원 판결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된 투자자문사다.
또한 김 여사가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거나, 누군가가 주가를 조종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두 사람이 대화하는 내용, 김 여사가 수익금 배분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여사가 해당 직원과 특정 문서를 검토하는 통화 녹음파일도 확보했는데, 이 내용은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김건희 엑스파일’에 담긴 주식계좌 인출 내역 및 잔고와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그 동안 검찰 조사에서 “해당 계좌를 제3자에게 위탁했을 뿐, 거래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녹취는 이같은 주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와 블랙펄인베스트 전직 임원 민모씨 간의 이른바 ‘7초 매매’ 대화 기록을 확보했지만, 김 여사가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며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재수사팀은 지난 16일 김 여사 측에 늦어도 다음 주까지 서울고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낸 가운데 현재 김 여사는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