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TK 이어 PK로 향한 김문수
‘산토끼’ 전에 ‘집토끼’ 공략
주 후반엔 충청·호남 계획中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영남권에서 사흘 연속 유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이뤄지는 조기 대선인 만큼 ‘집토끼(지지층)’ 단속부터 철저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14일 오전 항공 우주 관련 산업이 밀집한 경남 진주와 사천을 찾아 과학기술 진흥을 약속하는 등 현장 행보에 나섰다. 특히 사천에서는 우주항공청을 찾아 윤영빈 청장으로부터 업무 현황을 보고받고 관계자들과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후 중에는 창원과 밀양, 양산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PK(부산·경남) 지역 유세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날 하루에만 5개 도시를 찾는 강행군 일정이다. 지난 12일 그가 선거운동에 본격 뛰어든 뒤 곧바로 대구와 울산, 부산을 찾은 것에 이은 사흘 연속 영남권 행보이기도 하다.
TK(대구·경북)와 PK 지역은 그간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금은 탈당해 무소속이 된 김상욱 의원을 포함할 경우, 제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59명(65.6%)이 영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을 정도다. 영남의 전체 의석수는 65개다.
정치권에서 영남권을 두고 흔히 ‘보수 텃밭’이라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 3월에도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잠룡들이 조기 대선과 경선을 염두에 두고 영남권 행보를 활발히 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조기 대선의 경우 12·3 비상계엄 사태, 윤 전 대통령의 파면 등을 놓고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어 김 후보가 더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산토끼(상대당 지지자)’와 ‘들토끼(부동층)’ 공략도 중요하지만, 집토끼가 먼저라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영남권 민심이 심상찮다는 우려가 연일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TK 유권자의 66.2%, PK 유권자의 72.9%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일도 있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영남권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역시 국민의힘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후보는 전날 TK 방문에 이어 이날 부산·창원·통영·거제를 순차적으로 찾을 계획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후보는 이날까지 영남권 행보를 이어간 뒤 우선 상경할 예정이다. 이번 주 후반 충청과 호남 방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적 지지층의 결속을 다진 뒤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본문에 언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작년 12월 4일 전국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선(97%) 및 유선(3%),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4.8%로 최종 504명이 응답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4.4%포인트다. 표본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로 추출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