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31년, 질주에서 나눔으로… 스포츠가 만든 공익의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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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 경륜의 시작은 88서울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잠실 올림픽공원에는 세계 수준의 벨로드롬이 세워졌지만, 올림픽 이후 시설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아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은 활용 방안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 및 검토 끝에 경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1991년 경륜·경정법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1993년 7월 경륜 시행 및 경륜장 설치 허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은 덴마크와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경륜 시행국이 됐다.

1994년 10월 15일 개장한 잠실경륜장.

1994년 10월 15일 개장한 잠실경륜장.

●비와 함께 시작된 첫 경주, 그리고 성장의 질주
1994년 10월 15일, 잠실 벨로드롬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사흘 연속 비가 내리며 나무 트랙이 젖어 한 차례의 정식 경주도 열리지 못했다. 다음 주에 어렵게 치러진 첫 경주의 관중은 300명 남짓, 매출은 1200만 원에 불과했다.

잠실 경륜장에 입장한 고객들이 경륜 경주를 관람하고 있다.

잠실 경륜장에 입장한 고객들이 경륜 경주를 관람하고 있다.

하지만 경륜은 그 특유의 묘미로 점차 대중의 관심을 이끌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0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2002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5년 ‘바다 이야기 사태’ 여파로 매출이 1조 원 가까이 급감하며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이후 잠실을 떠나 6년의 준비 끝에 2006년 세계 최대 실내 경륜장인 광명스피돔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돔 경륜장 광명스피돔
광명스피돔 이전 후에는 실내 환경을 활용해 안정적인 경주 운영이 가능해졌고, 2011년 매출 2조 원을 회복하며 다시 도약했다. 하지만 불법 도박 확산과 경기 침체로 정체기를 겪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경주가 중단되며 ‘차입 경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세계 최대 실내 경륜장인 광명스피돔 전경.

세계 최대 실내 경륜장인 광명스피돔 전경.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온라인 발매시스템 스피드온(Speed On)이었다. 스피드온은 경륜 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건전하게 경륜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기반 경륜 시대를 열었다.

●사회 곳곳으로 흐른 경륜 31년의 성과
31년간 경륜이 걸어온 길은 단순한 스포츠, 베팅사업의 역사가 아니다. 경륜 사업을 통해 조성된 공공기여금은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그 중 1조7000억 원 이상이 체육, 청소년, 문화예술 분야로 환원됐다. 레저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으로 7조 억 원의 세금도 납부했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 육성과 생활체육 저변 확대 등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지난 6월 신규 사회공헌 브랜드 ‘On-Re; By CYCLE’ 선포식을 열었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지난 6월 신규 사회공헌 브랜드 ‘On-Re; By CYCLE’ 선포식을 열었다.

●새로운 사회공헌 브랜드 ‘On-Re; By CYCLE’
31주년을 맞은 올해,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공익사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회공헌 브랜드 ‘On-Re; By CYCLE(온리 바이 사이클)’을 선포했다. ‘On-Re’는 온기(溫氣)를 다시 순환시킨다는 뜻, ‘By CYCLE’은 경륜과 경정이 자전거의 두 바퀴가 되어 사회를 선순환시킨다는 의미다. 이를 토대로 스포츠활동과 기부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운영한 장애아동 후원라이딩 캠페인, 생애주기 맞춤형 반려 자전거 및 이동수단 보급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88올림픽의 유산 경륜, 공익과 나눔의 상징으로 계속 진화
31년의 질주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다. 1998년 올림픽의 유산에서 태어난 경륜은 공익과 나눔의 상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스피드와 스포츠, 그리고 사람을 잇는 ‘On-Re; By CYCLE’, 그것이 한국 경륜이 달려온 31년의 진짜 의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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