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경기 고양시장 인터뷰
1년간 17차례 공연-54만명 찾아… 고양종합운동장 ‘공연 성지’ 부상
10월엔 오아시스-스콧 내한 공연… ‘페스타노믹스’가 민선8기 핵심 축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양시가 대형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지난해 8월 세계적인 힙합 아티스트 카녜이 웨스트 리스닝 파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7차례 국내외 공연이 열려 54만 명이 고양을 찾았다. 이 시장은 “문화예술이 고양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며 “올해 대관(임대) 수입이 70억 원에 달했는데, 연말까지 1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어떻게 공연 성지가 됐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가 1년에 평균 1, 2회 열린다. 연간 25억 원의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2023년부터 ‘공연 거점도시’ 구상을 추진하며 글로벌 공연 유치를 위해 기획사 등 업계와 직접 접촉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유명 래퍼 카녜이 웨스트의 리스닝 파티를 시작으로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대형 공연이 이어지면서 고양은 K팝과 글로벌 대중음악이 교차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떠올랐다.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만든 ‘스위프트노믹스’처럼 ‘고양콘’(고양종합운동장이 콘서트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세계 음악 산업의 시선이 고양으로 쏠렸다.”
“지난해 카녜이 웨스트, ‘세븐틴 라이트 히어 월드투어 인 고양’ 등 콘서트를 통해 약 15만6000명이 다녀갔다. 올 3월에는 8년 만의 컴백 공연 겸 월드투어 시작을 알리는 지드래곤을 보기 위해 6만6000명이 고양시를 방문했다. 4월에는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한국 공연 역사상 최다 관객(약 32만 명), 최다 회차(6회)를 기록했다. 6월엔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7월엔 블랙핑크가 공연했다. 하반기에도 굵직한 공연들이 대기 중이다. 8월 말 국내 밴드 데이식스를 시작으로 10월엔 영국의 유명 밴드 오아시스 내한 공연, 미국 유명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콧의 첫 내한 공연이 이어진다. 올해 말까지 약 7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본다.”
―공연 거점도시로서의 강점과 전략은 무엇인가.
“시는 공모보다 기획사들과 직접 접촉해 공연을 유치하는 방안을 노렸다. 세계적인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원스톱 전담 창구’를 통해 대형 공연의 유치부터 개최까지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어 해외 아티스트와 해외 팬들의 접근성이 좋다. 또 지하철 3호선 대화역 바로 앞에 있고, 지난해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킨텍스역이 개통되면서 서울역에서 17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국내 팬들의 교통 편의성도 높다. 경찰서와 소방서 등 30여 개 부서와 관계기관이 협력하는 ‘통합 행정 지원 체계’ 운영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선 잔디 훼손 이슈가 있었다.
“우리는 공연 전 단계부터 주최 측과 협의해 무대 위치와 장비 배치 등을 잔디 훼손이 최소화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공연 종료와 철거 직후에는 전문기관과 함께 훼손 상태와 구역을 정밀 평가한 뒤 주최 측이 원상 복구하도록 한다. 손상된 구역에는 새 잔디를 보식하고 안정적인 활착을 위해 고양도시관리공사가 집중 관리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 상태는 국내 스타디움 가운데서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고양을 찾으면서 숙박과 교통, 외식, 관광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공연장 인근 상점은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편의점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최대 30배 오르면서 특수를 누린다. 또 글로벌 공연 유치는 고양시의 브랜드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고양경제자유구역과 같은 전략 거점에 국내외 기업 유치를 이끄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페스타노믹스’를 추진하고 있는데….
“민선 8기 ‘G노믹스 5개년 계획’의 핵심 축인 페스타노믹스는 문화 인프라를 산업화하고 공연과 축제를 통해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양시는 공연과 전시, 관광, 체류로 이어지는 ‘메가 이벤트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양종합운동장과 킨텍스, 일산 호수공원 등 주요 거점을 관객 동선과 연결해 단순한 공연 관람이 아닌 도시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로의 확장 전략을 추진한다.”
―숙박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숙박시설은 현재 주변 소노캄 고양과 케이트리 호텔 등을 포함해 약 1200실 규모에 불과하다. 국제회의나 대형 박람회 유치만 따져도 2000∼3000실 규모의 숙박 인프라가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숙박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선 킨텍스 지원 부지 내 S2 호텔 용지 1만1773m² 규모의 땅을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625실 규모의 글로벌 호텔이 추가로 건립될 예정이다.”
고양=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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