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2조700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수주전이 본격화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빅매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조합은 ‘빠른 사업 추진’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투시도) 조합은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공사비는 2조7485억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책정했다. 3.3㎡당 1150만원 수준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회사는 보증금 1000억원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26일 열리고, 입찰 마감일은 8월 11일이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9월에 열린다.
신현대9·11·12차로 구성된 압구정2구역은 1982년에 최고 13층, 1924가구로 지어졌다. 재건축 후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14개 동,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정비계획(변경) 고시가 완료됐고, 통합심의를 준비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측은 주동과 스카이라인 등 설계를 원안에 비해 크게 바꾸는 걸 최소화하려 한다”며 “사업 지연을 막고 빠르게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부르즈 할리파’와 말레이시아의 ‘메르데카 118’ 등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초고층 건물 건설 노하우를 강조하고 있다. 건설업계 최고 신용등급(AA+)을 가진 만큼 최상의 금융 조건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현대 착공 50주년을 맞아 <압구정현대: 현대에서 시대로>란 헤리티지북을 발간하며 ‘압구정 터줏대감’ 이미지를 부각했다. 스타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 등 국내 석학의 에세이도 담았다. 이날 임직원 250여 명이 압구정2구역 정문에 모여 수주의 진정성을 알리는 도열 행사도 진행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가 이달 101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