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주식 2690만여 주(92.06%)를 약 1335억 원에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로, 매출액 대부분이 호텔 운영에서 발생한다. 코빗은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다.
이번 심사에서는 미래에셋 주력인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향후 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합한 하나의 플랫폼이 나오거나 가상자산을 바탕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을 때 경쟁사가 배제돼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증권업, 자산운용업에서 모두 경쟁 제한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코빗의 시장 점유율은 0.52%다. 업계 1, 2위인 업비트(69.13%), 빗썸(28.03%)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공정위는 시장의 쏠림 현상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코빗이 투자자들을 크게 유인할 만큼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업계에서는 이번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 승인이 기업결합 승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사실상 처음으로 허물어진 사례이기 때문이다. 심사 과정에서 증권업계는 미래에셋그룹이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금가 분리 규제를 피해간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가족회사가 기업결합에 활용된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과 배우자, 자녀 등 친족을 포함한 동일인(총수) 측이 지분 91.86%를 보유한 사실상 가족회사다.
이번 기업결합은 금가분리 원칙이 변화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5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관련된 제도화와 입법이 추진되는 만큼 바뀐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라며 정부 차원의 금가분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미래에셋의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가상자산 회사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하나은행과 삼성증권·카드는 두나무 지분을 각각 취득했다. 향후 비트코인 ETF,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O) 등으로 가상자산 상품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아 전통 금융사 입장에선 가상자산 업체와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공정위도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상위 업체에 집중된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공정위는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기업결합 역시 심사 중이다. 다만 각 시장 1위 사업자간의 결합인 만큼 심층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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