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40만 유치한 '나이트뮤지엄'…튀르키예 전역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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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이번 달부터 ‘나이트 뮤지엄 프로젝트(Night Museums Project)’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나이트 뮤지엄 프로젝트는 해가 진 뒤 박물관, 유적지를 방문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이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여행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에페소스와 파묵칼레를 포함한 주요 유적지에는 39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총 25개의 유적지가 해가 진 뒤에도 문을 연다. 관광객이 몰리는 낮 시간을 피해 조용하고 여유롭게 유적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밤이라는 시간대에만 느껴지는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해지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튀르키예 전역 81개 도시에서의 사계절 관광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낮 동안 붐비던 문화유산들이 조용한 밤공기 속에서 다시 숨을 쉰다. 이스탄불에서는 고고학박물관(일부 구역 제외), 아야 소피아 역사체험관, 튀르키예 및 이슬람 미술관이 밤 10시까지 문을 열고, 갈라타 타워는 밤 11시까지 환한 불빛 아래 방문객을 맞는다. 수도 앙카라 역시 히타이트 문명의 유물이 가득한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 아타튀르크의 첫 임시 안식처였던 민족학박물관이 밤 9시까지 개장된다. 무거운 역사와 조명이 함께하는 공간은 마치 살아 있는 교과서 같다.

이즈미르의 에페소스를 걸을 때면, 마치 고대 로마 시대의 한가운데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얀 대리석 기둥과 반쯤 무너진 극장은 조명을 받으며 더욱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유적지는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 11시까지 개방된다. 인근의 ‘문화예술팩토리’ 역시 인상 깊다. 140년 전 알산작 테켈 공장이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이곳은 산업과 예술, 유산이 만나는 현장이며,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동틀 무렵의 넴루트 산 정상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동틀 무렵의 넴루트 산 정상은 이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콤마게네 왕국의 안티오코스 1세가 세운 거대한 석상들이 해돋이를 마주하고 서 있는 장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전 4시부터 9시까지 한정 개방되는 이 시간대에 방문하면, 어둠이 서서히 걷히며 석상들의 얼굴에 빛이 스며드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낮보다 깊이 있고, 조용히 감동이 스며드는 튀르키예의 유산 여행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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