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일본 도쿄의 토라노몬힐스. 직장인과 주민이 오가는 보행로와 건물 입구, 건물 주변마다 나무와 풀이 심겨졌고, 넓은 마당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잔디밭이 펼쳐졌다. 수직 정원 개념을 도입해 고개를 들어 어느 곳을 보더라도 푸르름이 이어졌다. 아파트와 사무실, 전철역 등을 한데 모은 토라노몬힐스는 도심 한가운데서도 숲속에 있는 듯한 낯선 경험을 선사했다.
같은 날 방문한 아자부다이힐스는 부지 면적 8만1000㎡ 중 30%에 가까운 2만4000㎡를 녹지로 꾸몄다. 사무실·레지던스 등 네 개 동으로 구성된 이곳 역시 건물과 자연의 경계를 없앴다. 일본살이 20년차인 이요한 씨는 “토라노몬힐스와 아자부다이힐스가 등장하면서 도쿄는 지금 녹색에 빠졌다”고 말했다.
◇ 직·주·락 복합도시가 미래 경쟁력
일본의 부동산 재개발회사 모리빌딩이 지은 도쿄의 토라노몬힐스와 아자부다이힐스는 2023년 완공된 뒤 전 세계 도시 재생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직(職)·주(住)·락(樂)을 결합한 ‘컴팩트 시티’의 완성형 모델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아자부다이힐스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330m)을 짓고 남은 공간에 녹지와 레지던스, 병원, 호텔, 상가, 국제학교 등을 배치했다. 녹지엔 수(水)공간을 넣어 자연을 강조했고, 상가엔 반드시 요코초(뒷골목) 감성을 담은 주점을 넣었다. 한 공간에서 말 그대로 일과 삶,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모리빌딩은 아자부다이힐스의 연간 목표 방문객 수를 3000만 명으로 잡았다. 2028년 국내 외국인 방문객 목표와 같은 규모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모리 히로오 일본 모리빌딩 부사장은 아자부다이힐스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며 “환경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직·주·락 복합도시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책임 있는 상업공간 조성
서울시와 광주광역시 등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도 아자부다이힐스 등의 사례를 참고해 도시 재생에 나섰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는 지난 2월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 도시계획변경 투자 양해각서’를 맺었다. 광주버스종합터미널 일대 10만9000㎡ 부지에 ‘광주판 아자부다이힐스’를 짓는 게 목표다. 광주신세계는 2033년까지 총사업비 3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1단계(2026~2028년)로 백화점 신관을 신축한다. 2단계(2028~2033년)에는 터미널·호텔·공연장·업무시설·전망대가 들어서는 터미널빌딩과 주거·의료·양로·교육시설이 들어서는 복합시설빌딩 4개 동을 짓는다. 건축 연면적만 84만7731㎡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총 녹지 비율은 20~30%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사업의 핵심은 오래된 버스터미널을 전면 개조하는 데 있다. 1992년 개장한 광주버스터미널은 노후화가 심각한 데다 버스 수요 감소로 경영 상황이 어려움에 처했다. 광주신세계는 전철역과 도로를 건물 지하에 넣은 토라노몬힐스의 사례를 참고해 버스터미널을 건물 지하에 넣고, 유기적인 버스 플랫폼 등을 설계하기로 했다. 주거는 분양, 오피스는 매각, 상가는 개인 분양하는 국내 기업의 도시 개발 방식 대신 자산을 보유한 채 임대 방식으로 대규모 복합개발에 나서는 일본의 사례를 따르는 것도 특징이다.
광주신세계는 새로 짓는 백화점과 호텔, 공연장, 터미널을 모두 자산으로 가져간다. 개발사가 랜드마크를 짓고, 계속 보유해야 책임 있는 상업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광주시와 함께 터미널 일대를 직·주·락 콤팩트시티로 개조해 도시 이용인구 3000만 명 달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도쿄·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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